"싸우려 하지마" "눈썹 문신 탓 헌혈 못해"…이진숙 청문회 첫날부터 불꽃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부터 이 후보자를 향해 맹공을 쏟아부었다. 이 후보자를 향해 연이어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공세를 펼친 야당은 이틀간 진행하기로 한 청문회를 더 연장할 수 있다며 거센 압박을 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 시작 전부터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론노조 관계자 등은 청문회를 실시하는 회의장 앞에서 이 후보자의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언론장악청부업자 이진숙 사퇴하라'는 손피켓을 든 한 의원은 "이 후보자는 세월호 오보 및 유족 폄훼, MBC 민영화를 모의한 사람으로서 방통위를 맡을 자격이 없다"며 "지명 철회하고 인사청문회를 다시 개최해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MBC 아나운서 출신이다.
한 의원과 언론노조 관계자들, 과방위 관계자들이 뒤엉키며 혼란을 빚자 여당 소속 과방위 위원들은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와 증인 및 참고인 출입을 제재하면서 언론 노조가 집회 시위를 했다"며 "이것은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고 국회 권능의 침해"라고 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 상임위 회의장 앞에서 후보자를 겁박한 전례가 있느냐"며 "이건 폭력이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청문회가 시작되자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이 후보자는 신경전을 벌였다.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청문회 증인 선서를 마친 뒤 인사를 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가자 이 후보자를 불러 세운 뒤 "제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인사를 안 하고 돌아서서 가시니까 뻘쭘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자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한 뒤 귓속말로 "여기서는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청문회 질의 과정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자는 최 위원장이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자가 44년 동안 헌혈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제가) 눈썹 문신을 했는데 헌혈하기 위해 가보니 문신한 지 6개월이 지나면 헌혈을 못 한다고 돼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봉사와 관련해 국내 거주하는 고려인들에게 한글과 영어를 15개월 동안 주말에 가르친 적이 있다"며 "단지 헌혈을 몇 년 동안 하지 않았다고 하는 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인신 모독이고 비방"이라고 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관련 업계에서 항의가 들어왔다며 "이 땅에 1만2000명 눈썹 문신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말씀드린다. 비의료기관에서 (눈썹 문신을 받으면) 6개월 이후부터 헌혈할 수 있고 의료기관은 1개월 이후부터 헌혈할 수 있다고 (이 후보자 발언을) 정정해드린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자가 "6개월이 지나지 않으면"을 "6개월이 지나면"이라고 말실수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중에도 날 선 말들이 쏟아졌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은 국민의힘 이야기할 때마다 웃냐"고 발언하자 여야 간 고성이 오갔고, 이에 최 위원장은 "의사진행 발언 하실 분 파악하겠다. 둘 중에 가위바위보 해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질의를 마치기 전 이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가 노종면 민주당 의원 등이 제출하기로 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땐 청문회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참고인과 최 위원장 간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규형 전 KBS 이사는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언론노조 집단 린치' 사건에 관해 묻자 5분 넘게 답변을 이어갔다. 발언이 길어지자 최 위원장은 "지나치게 편파적인 답변을 길게 허용하는 것을 제재하겠다"며 강 전 이사의 말을 끊고 자리로 들어가게 했다. 이에 강 전 이사는 "듣기 싫어서 답변을 막냐"며 "이럴 거면 증인으로 불러 답변을 듣지 말라"고 말했다. 이후 여야 간 증인 및 참고인 답변 시간 길이를 두고 격론이 펼쳐지자 최 위원장은 5분간 청문회를 정회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MBC의 '바이든 날리면' 보도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후보자는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바이든 날리면 발언이 어떻게 들리냐"고 묻자 "저도 처음에 그게 나왔을 때 수십번 들었지만 솔직히 구분할 수 없었다. 다만 기사 판단을 하면서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확실치 않으면 저는 보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장관급 후보자를 대상으로 이틀에 걸쳐 인사청문회가 개최되는 건 이례적이다. 그동안 국회는 통상 장관이나 장관급 후보자를 대상으로 하루씩 인사청문회를 진행해왔다. 민주당 등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방송 장악을 위해 이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주장하며 이틀에 걸쳐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겠단 방침이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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