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풍경 그리며 거친 삶 치유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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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nky Steve(짜증나는 스티브)'.
날 때부터 예민한 기질이었던 그는 아버지와 네 살 많은 형에게 이렇게 불리곤 했다.
결국 그는 조선소에 견습 석공으로 들어가 일하면서 찻집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살아온 궤적과 달리 리넨 위에 펼쳐진 그의 그림은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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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7일까지 리만머핀
'Stinky Steve(짜증나는 스티브)'. 날 때부터 예민한 기질이었던 그는 아버지와 네 살 많은 형에게 이렇게 불리곤 했다. 괴짜 같았던 그는 모범생에 가까웠던 형과 늘 비교를 당했다. 마약을 밀수하던 아버지는 아홉 살이 되던 해 집을 나갔다. 동성 친구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 열여섯 살 땐 난독증을 호소하며 학교를 중퇴했다. 그나마 잘하는 게 그림이라 지역 미술대학에 입학하려 했지만 자격 미달로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결국 그는 조선소에 견습 석공으로 들어가 일하면서 찻집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린 그림만 600여 점에 이른다. 가까스로 영국 런던의 세인트 마틴 예술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지만 몇 주 만에 퇴학을 당했다. 그가 학교에서 배우는 방식을 거부하고 외설적인 시를 출판했다는 이유였다. 1999년에는 당대 개념 미술에 저항하는 '스터키즘' 운동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천재 이단아'로 불리며 화가, 작가, 시인, 사진작가, 영화 제작자, 가수, 기타리스트 등 전방위적으로 다작을 해온 영국의 아티스트 빌리 차일디시(본명 스티븐 햄퍼·64)의 이야기다.
빌리 차일디시의 개인전 'Now protected, I step forth'가 오는 8월 17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린다. 국내 개인전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평화로운 봄의 숲, 달빛이 비치는 어두운 밤바다, 눈 덮인 산봉우리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신작 회화를 대거 선보인다. 그림을 통해 위로를 얻은 것일까. 그가 살아온 궤적과 달리 리넨 위에 펼쳐진 그의 그림은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평온하다. 삐딱한 시선과 짓궂은 표정을 한 자화상 작품도 눈길을 끈다.
'급진적 전통주의자'를 지향하는 차일디시는 정통 유화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독창적인 길을 고집해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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