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뇽 간 K예술가, 세계와 소통하며 문화꽃 피운다
연극축제서 결과물 무대 올려
문체부·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하반기엔 佛과 영화 제작 추진
"신진 예술가에 많은 기회줄것"
세계 최대 규모 여름 연극 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이 한창인 프랑스 남쪽의 오래된 도시 아비뇽. 14세기 로마 교황들이 머무르기도 했던 이 고도에서 특히나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셀레스탱 성당에서 특별한 작품이 지난 19~20일(현지시간) 상연됐다. 서울예대에서 전자음악을 전공하는 진인화 씨(25)가 작업한 설치예술 '대화'다. 성당 건물의 창문 등 장소의 특성과 마이크·스피커 등 확성 장치, 실제 인간의 몸 등을 활용한 실험적 작품이다. 진인화 씨는 '2024 코리아시즌' 인적 교류 프로그램으로 약 일주일 동안 아비뇽에 머물며 각 국에서 모인 예술가들과 소통하고 협업한 결과물을 내놨다. 그는 "'소통'이란 주제로만 작품을 구상하다가 대만의 연극 감독 홍웨이야오가 '나체'라는 아이디어를 줘서 함께 완성했다"며 "국내에서 공모전만 좇던 것에서 벗어나 전통과 새로운 시도를 결합한 프랑스 예술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몸을 이용한 설치 작품을 시도할 생각"이라고 했다.
코리아시즌은 매해 중점 국가를 선정해 양국의 문화예술 교류를 활성화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최·주관 프로젝트다. 올해는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수도 파리뿐만 아니라 아비뇽, 오리야크, 낭트 등 프랑스 전역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양국 예술인 교류를 도모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 15~20일엔 진인화 씨와 노은실 씨(35) 등 우리나라 신진 예술가 2명이 아비뇽 페스티벌 내 미래 공연예술인 육성 프로그램 '임파서블 트랜스미션(전승 불가능·Impossible Transmission)'에 참여했다.
임파서블 트랜스미션에는 한국인 2명뿐 아니라 대만, 스페인, 포르투갈, 리투아니아, 볼리비아, 멕시코, 프랑스 등 8개국에서 온 총 5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함께 연극을 보고 토론하면서 작품 기획을 했고, 일주일 후 결과물을 발표했다. 이 과정의 워크숍과 마스터 클래스는 안무가 마틸드 모니에를 비롯해 시나리오 작가 스테판 부케, 영화 '더 비스트 인 더 정글' 등을 만든 오스트리아 감독 파트리크 시하, 스페인 작가이자 안무가 크리스티나 모랄레스 등이 이끌었다. 참가자들에겐 숙박·항공은 물론 체류비 전액까지 지원됐다.
양국 특화 장르의 예술교육을 통해 교류를 확대하는 '미래세대 예술교류 사업'도 진행된다. 지난해 영국과의 융합예술 교류에 이어, 올해는 프랑스 미술학교 투르 보자르의 영상예술 분야와 협력한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등 우리나라 전공자와 전문가들도 참여해 영상물을 공동 제작하고 교류할 예정이다. 오는 10월과 12월에 투르 보자르 측이 한국을 방문하고, 내년 2월엔 우리나라 교수진과 학생들이 프랑스로 건너가 프로젝트 결과를 공유하게 된다.
이번 미래세대 교류에 참여하는 핍 초도로프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는 "국적이 다른 학생들 간 문화 교류는 가장 흥미로운 교육적 성과를 창출해 왔다"며 "한국과 프랑스의 교류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미래의 성과가 만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초도로프 교수는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실험영화 감독이자 10년여 동안 동국대에서 재직한 바 있다. 영국 출신 영상작가인 데이비드 키드먼 TALM(투르·앙제·르망 연합 미술학교) 교수는 "2011년 연세대에서 젊은 한국 예술가들과 교류한 풍부한 경험이 제 눈을 뜨게 해준 바 있다"면서 "이번 교류를 통해 앞으로의 협력 작업에 씨앗을 뿌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코리아시즌 '미래교류 지속사업'은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대 융합예술 분야 박사과정 '크림(CREAM)'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 '아트콜라이더 랩', 서강대 지식융합대학 '아트 앤드 테크놀로지' 등 세 학교 연구진의 교류로 출판물 제작, 쇼케이스 전시 등을 진행했다. 석·박사 연구진 20명에 더해 개방형 프로그램 참가자까지 총 210명이 참여했고, 지난해 11~12월 서울과 런던에서 모여 연구 발표회, 특강, 토론 등을 마쳤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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