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갈등 불식에 집중한 한동훈 대표 첫날 “더 설득해 국민 마음 얻고 함께 미래로”

조미덥·민서영 기자 2024. 7. 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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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4일 국회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첫날인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잘 소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집중했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의 ‘윤·한 갈등’이 재발할 거란 당내 우려를 불식하려는 모습이다. ‘국민 눈높이’와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다를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한 대표의 정치력 검증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새 지도부와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현충원 방명록에 ‘더 경청하고, 더 설명하고, 더 설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고 함께 미래로 가겠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과 잘 소통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 대표는 국회 출근길에 제3자가 추천하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법안을 발의한다는) 내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데드라인을 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민주적인 정당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처럼 한 명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당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바로 입법을 추진해 윤 대통령, 친윤석열(친윤)계와 갈등을 빚기보다 당내 논의 절차를 강조하면서 퇴로를 열어놓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대통령실과 소통하는 일정에 집중했다. 먼저 윤 대통령의 축하난을 들고 온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났다. 홍 수석은 “여당과 정부가 한 몸이 돼야 한다”는 윤 대통령 전날 발언을 전하며 당정화합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제가 대통령과 함께 당을 이끌면서 집권여당과 윤석열 정부가 받고 있는 여러 가지 저항을 다 이겨내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대표실 벽에는 ‘국민과 함께 미래로 갑니다’라는 새 현수막이 걸렸다.

이날 저녁에는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당선자, 당대표 낙선자도 동석한다. 한 대표가 당선 직후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데 이어 이튿날 대면 소통에 나서 당정갈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자를 비롯한 후보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친윤계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코드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한 대표는 (당대표에서 축출된) 이준석 전 대표와 다르다”며 “정치적 성장을 위해 현 대통령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이 대통령과 척 지면 다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허니문’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대표가 강조하는 국민의 눈높이가 윤 대통령의 뜻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조사를 제3의 장소에서 한 것에 대해 “검찰이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CBS라디오에 나와 “한 대표는 대통령이 되려는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기 때문에 김 여사 수사든 특검이든 민심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윤 대통령과)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이걸 수용하느냐 마느냐는 윤 대통령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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