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비수기에 영업익 8배 뛴 비결
아이폰15 흥행 지속으로 광학솔루션 사업 호조
하반기 성수기 진입, 첫 'AI 아이폰'에 실적 기대감
LG이노텍이 올해 2분기에도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5 흥행 덕을 봤다. 비수기임에도 아이폰15 판매가 기대 이상으로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726.2% 급증했다. 하반기에는 애플의 첫 AI(인공지능) 스마트폰인 아이폰16 출시가 예정돼 있어, LG이노텍의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영업익 8배 급증
LG이노텍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6% 증가한 4조55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2분기 중 최고치다. 영업이익률도 3.3%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0.5%와 비교하면 2.8%포인트 올랐다.
이번 수익성 개선은 증권가의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는 매출 4조5010억원, 영업이익 1049억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방 IT 수요가 개선되면서 광학솔루션 및 기판소재사업부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고,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와 적극적인 내부 원가개선 활동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호실적은 LG이노텍의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에 달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LG이노텍의 실적은 매년 상반기에는 낮고 하반기에는 높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인다. 주요 매출처인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를 3분기에 발표하기 때문이다.
특히 실적 호조의 주요인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15의 인기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덕이다. 하나증권은 LG이노텍의 호실적의 주요인을 '우호적인 환율'과 '광학솔루션 부문의 호조'로 꼽았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시리즈가 중국 내 프로모션으로 출하량과 판매량이 양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모듈의 출하량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축소되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카메라모듈, 2분기 최대 매출
사업부문별로 보면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의 2분기 매출은 3조6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3% 증가했다.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통상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카메라 모듈 공급이 확대된 결과다.
스마트폰 수요가 살아나며 기판 사업도 호조였다. 기판소재사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7% 증가한 3782억원을 기록했다. 통신용 기판인 RF-SiP(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 등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 공급이 늘어나 실적이 개선됐다.
전장부품사업도 선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한 49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장부품사업은 특히 AD·ADAS(자율주행·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용 차량통신 부품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전장부품사업은 제품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
박지환 LG이노텍 CFO(전무)는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과 생산운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을 강화해 수익 기반 성장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센싱·통신·조명모듈 등 전장 핵심부품,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와 같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앞세워, 지속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도 기대된다
하반기에는 LG이노텍의 계절적 성수기로 접어들며 높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아이폰16은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도입되는 첫 스마트폰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첫 AI 스마트폰인 만큼, 역대급 수요를 예상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의 판매 증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애플은 AI 인텔리전스 채택으로 AI 환경에 대응하고 있어, 아이폰13 이전 모델에 대한 교체 수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아이폰 16의 올해 판매량은 600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22년 아이폰14(5700만대), 2023년 아이폰15(5500만대)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광학솔루션의 평균공급단가 상승과 아이폰 16의 판매 증가를 반영하고, 여기에 교체 수요를 추가 반영하면 LG이노텍의 실적 상향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