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쿠키 대란 없던 일로? 언론사 한시름 놨다

쿠키지원 중단으로 '맞춤형 광고 대란' 우려됐지만… 최악의 상황 피해
구글, 이용자에 쿠키 제공 동의 묻는 새 시스템 도입 계획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사진=Pixabay.

구글이 서드파티 쿠키(제3자 쿠키, 이하 쿠키) 지원 중단 계획을 철회하면서 광고회사와 언론사들이 한시름 놓게 됐다. 쿠키 지원이 중단되면 사실상 맞춤형 광고가 불가능해져 매출이 하락할 수 있지만, 구글이 쿠키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맞춤형 광고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앤서니 차베스(Anthony Chavez)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부사장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4년간 준비해 온 쿠키 지원 중단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차베스 부사장은 크롬에서 쿠키 제공을 동의하는지를 묻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쿠키 지원 중단으로 인한 광고매출 타격을 우려한 광고회사와 언론사들에게 희소식이다. 쿠키 지원이 중단될 경우 맞춤형 광고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광고회사·언론사의 광고 매출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마케팅 기업 넥스트페이퍼에 따르면 쿠키 지원이 중단될 경우 맞춤형 광고 수익은 30~50% 하락할 수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지디넷은 지난 23일 보도에서 “구글은 (구글과 함께 쿠키 관련 논의를 진행한) 영국 규제기관, 언론사, 웹 개발자, 시민사회, 광고주로부터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다. 이 때문에 쿠키 중단 계획을 중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5월 쿠키 지원이 중단된다면 구글의 온라인 광고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이며,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쿠키 지원 중단 시점 연기를 요청했다.

지디넷은 차베스 부사장이 밝힌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크롬은 이미 이용자에게 쿠키 제공 거부 여부를 묻고 있는데, 모호한 측면이 있다”며 “구글이 무엇을 더 추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22일 보도에서 “'쿠키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구글의 위협은 효과가 없었지만, 업계가 쿠키 의존도를 낮추고 개인정보를 중시하는 광고 솔루션을 마련하게 하는 것은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구글의 쿠키 지원 중단 발표 이후 광고업계가 쿠키를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광고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영국 데이터 회사 퍼머티브(Permutive)의 조 루트(Joe Root) CEO는 악시오스에 “이미 크롬 이용자 40%는 쿠키를 비활성화했다”며 쿠키를 통한 광고효과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남게 됐다. 구글이 쿠키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개인정보 보호'였다.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보위원회(ICO)는 구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규정 위반이 확인될 경우 규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키는 이용자의 인터넷 사용 데이터를 말한다. 광고업체는 웹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맞춤형 광고에 활용해왔다. 온라인에서 '커피'를 검색하면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커피 관련 광고를 볼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구글이 쿠키 지원을 중단하면 언론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맞춤형 광고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구글이 쿠키 지원 중단 계획을 철회하면서 맞춤형 광고는 사라지지 않게 됐다.

[용어설명]

△쿠키 : 이용자가 웹사이트 접속시 저장되는 정보 △서드파티 쿠키 : 다른 웹사이트에서 수집된 이용자 정보. 통상 애드테크 기업이 웹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서드파티 쿠키를 수집하며, 이를 통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 △맞춤형 광고 : 쿠키를 활용해 이용자 특성에 맞는 네트워크 광고를 노출하는 광고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