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항 에너지터미널 완성됐지만 공사업체들은 줄도산 위기(종합)

장지현 2024. 7. 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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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한 번 하고 회사 문 닫게 생겼습니다."

국책 사업 건설공사에 참여했던 울산지역 공사업체들이 공사비 과다 투입으로 인한 줄도산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원청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리로써도 원가율이 103∼104%에 이르는 등 손실이 커 요구하는 공사비를 모두 보전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협력업체와 원만한 정산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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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업체들 "자재비 폭등으로 13곳 550억 손실…보전해달라"
KET "직접적인 계약관계 없어"…대우건설 "이미 손실 커 전액 보전은 불가"
울산지역 공사업체 줄도산 위기 기자회견 [촬영 장지현]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공사 한 번 하고 회사 문 닫게 생겼습니다."

국책 사업 건설공사에 참여했던 울산지역 공사업체들이 공사비 과다 투입으로 인한 줄도산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울산지역 13곳 공사업체 관계자들은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주사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과 원청인 대우건설, SK에코엔지니어링은 하청업체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2020년 7월 착공해 지난 6월 준공 승인을 마친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축조공사 참여 업체 26곳 중 울산지역 업체들이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정부 정책사업인 '동북아 에너지 허브' 프로젝트 일환으로 울산 북항에 조성된 석유·가스 복합 터미널이다.

SK가스·한국석유공사의 합작법인인 KET가 발주하고 대우건설·SK 에코 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다.

공사 기간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건설노조 파업 등으로 자재 비용이 폭등하며 공사비가 당초 계약금의 1.5∼2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 업체들 설명이다.

공사 현장이 예상과 달리 매립지였던 점, 국책 사업인 만큼 외부 인사 방문으로 인한 공사 중단이 잦았던 점 등도 비용 상승 요인이 됐다.

이렇게 발생한 손실 규모만 업체당 작게는 50억원, 크게는 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3개 업체를 합친 손실 규모는 550억원에 이른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SK가스 울산 LNG터미널 KET [SK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공사비 폭등으로 인한 자금난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거나 도산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비용 상승 요인이 도급사 차원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범위였던 만큼 발주처인 KET, 원청사인 대우건설과 SK에코엔지니어링에 공사비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선을 다해 기간 내에 공사를 마쳤지만, 하청업체들은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았다"며 "계약 때와 다른 특수한 상황이 벌어진 만큼 발주사와 원청사는 과다 투입된 공사비를 보전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구를 외면한다면 도산 위기에 몰린 만큼 소송이라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발주처와 원청사는 현재로서는 수백억에 달하는 공사비를 보전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원청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리로써도 원가율이 103∼104%에 이르는 등 손실이 커 요구하는 공사비를 모두 보전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협력업체와 원만한 정산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ET 관계자는 "업체들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는 만큼 공사비 정산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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