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전력 AI반도체 기술 선도국 도약 가능하다
지난 4월, 정부는 AI-반도체, 첨단바이오, 퀀텀 분야를 3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선정하고 이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심의·의결했다. AI(인공지능)와 AI반도체 기술은 그중에서 가장 먼저 언급될 정도로 중요한 기술이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바야흐로 AI의 시대이다.
1997년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은 IBM 딥블루에서부터 바둑 분야 딥마인드 알파고의 충격까지 19년이 소요되었으나, 그 후 생성형 AI의 돌풍을 일으킨 오픈AI 챗GPT의 출현까지는 채 6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다방면에서 사람을 뛰어넘는 AGI(인공 일반지능)까지 수년 내 등장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인 AI 기술의 발전은 막대한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27년 AI 시장은 무려 1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2024년 7월 기준으로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 7개는 AI 관련기업이다. 연관 산업 성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저출산·고령화 등 인류 공통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유력한 수단으로 주목 받으며 AI의 중요성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AI 발전과 확산의 근간에는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파워의 세 축이 자리하고 있다. 참고로, 알고리즘은 컴퓨터가 따라 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나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특히, 폭증하는 AI 연산과 데이터 대역폭의 요구를 충족하고 다양한 기기에서 서버나 클라우드에 연결할 필요 없이 모바일 기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를 가능케 하는 저전력·고성능 AI반도체가 핵심이다. 지난 10년 동안 100배 이상 상승하여 전세계 시가총액 5위권에 공고히 자리잡은 엔비디아가 대표적인 AI반도체 기업이다.
즉, AI와 AI반도체의 경쟁력 확보가 향후 국가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된 것이다.
AI-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충분한 저력을 지니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위탁 생산) 시장에서 선두 TSMC를 맹렬히 추격하는 등 이미 세계를 선도하는 반도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하는 등 AI 모델과 서비스 분야 경쟁력 또한 갖추고 있다. 이에 더하여 우리나라는, AI 주권을 상징하는 ‘소버린 AI’를 뛰어넘어 클라우드-반도체-모델-서비스에 이르는 독자 AI 생태계를 완비한 세계 몇 안되는 나라이다.
이제는 민간과 정부, 그리고 학계라는 세 축의 역량을 총 결집하여 국가 대도약을 이뤄야 할 시점이다. 첫째, AI 및 AI반도체 분야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우수한 반도체 기술력은 더욱 격차를 벌려 공고히 하고 AI는 미개척 첨단 기술력을 선점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의 투자와 공공의 수요가 민간의 투자를 창출하며 선순환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AI와 AI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지탱할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하드웨어, 그리고 혁신 인재의 발굴과 육성 등 관련 인프라를 전폭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유연하고 발빠른 민·관·학 합동대응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야말로 합성곱 신경망, 순환 신경망, 트랜스포머로 주력 모델이 숨가쁘게 바뀌며, 그 미래를 예측하기조차 불가능한 AI 판(板)에서 가장 큰 장점이 될 것이다.
2027년에 현재 6위인 글로벌 AI 순위를 미국과 중국 바로 다음인 3위까지 끌어올려 3강 체계를 공고히 하고, 특히 저전력 AI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최고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각도로 진행되는 정부의 정책(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K클라우드 2.0, 18조 1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 인공지능 기본법 제정 등)은 세계와 경쟁하는 기업과 학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연간 310조 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달성하여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다양한 혁신적인 AI기반 서비스 창출로 국민 행복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으로써, ‘AI 공존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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