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첫 시험대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반대 당론' 뒤집을까

한정수 기자 2024. 7. 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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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첫 출근하며 '채해병 특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추진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간 당론으로 해당 법안을 반대해 온 터라 한 대표의 뜻이 그대로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일이 한 대표 정치력 검증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달 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사건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당 차원에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국민의힘 입장과 차별화된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 대표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발의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제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당론으로 채택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는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정당이고 우리 당이 가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전날 대표로 선출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질문에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을 민주당이 거부했다. 우리 당 입장에서는 진실 규명에 반대한다는 오해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라며 "당 안에서 토론해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문제는 국민의힘 내부에 채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해당 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300명 의원 전원이 출석한다고 가정할 때 3분의 2인 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되는데 현재 국민의힘 의석 수는 108석이다. 현재까지는 수사 상황에 따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이 8명 이상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적절한 명분 없이 찬성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남지역의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21대 국회에서부터 계속 반대해 온 특검이고 이번 국회에서도 처리를 막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필리버스터를 했는데 대표가 바뀌었다고 갑자기 찬성하겠다고 돌아서는 것은 부자연스럽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법안 발의권이 없는 한 대표가 원내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채상병 특검법은 의원들이 표결하고 국회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내대표에게 전권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입장은 원내 전략이라 당 대표가 이래라저래라 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한 대표가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의원들을 잘 설득하고 다양한 의견을 한 데 모으는 정치력을 보여준다면 당 대표로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만약 한 대표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당 내 반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초반부터 리더십에 큰 타격이 갈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당이 분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당 내 최대 계파인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한 대표를 탐탁지 않아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와 관련, 전당대회 기간 한 대표를 보좌해 온 한 측근은 "특검 수사를 해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는 일은 전혀 없다는 것이 한 대표의 생각"이라며 "우리가 직접 특검법을 추진해야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민심이 높은데 계속해서 수세적으로 방어만 하니 당과 대통령실이 모두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본인의 뜻이 확고한 상황이지만 무조건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 내 관계자들, 의원들뿐 아니라 당원들의 의견을 듣는다든지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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