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적인 요소를 일류의 틀 안에 담아내는 '굿파트너' 제작진의 수준

박진규 칼럼니스트 2024. 7. 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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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굿파트너> 의 시작이 좋다.

<굿파트너> 는 대형 로펌 대정 파트너 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로스쿨 수석 출신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를 주인공으로 이혼전문 변호사와 그들의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편 <굿파트너> 는 드라마가 의뢰인들의 이혼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사랑과 전쟁> 느낌의 자극적인 치정 요소 역시 없는 게 아니다.

하지만 <굿파트너> 는 이런 자극적인 요소들을 법정 드라마의 범주 안에서 적절하게 다듬어내는 센스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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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트너’ 장나라·남지현, 선을 넘지 않는 캐릭터가 매력 있다

[엔터미디어=수사연구 박기자의 TV탐정] SBS 드라마 <굿파트너>의 시작이 좋다. <굿파트너>는 대형 로펌 대정 파트너 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로스쿨 수석 출신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를 주인공으로 이혼전문 변호사와 그들의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일단 <굿파트너>는 이제는 식상해진 정의감 넘치는 법조인 혹은 과장되게 속물스러운 법조인들의 시끄러운 열변과 궤변이 없어 좋다. 혹은 법정 드라마를 빙자한 치정물이나 로맨스물로 흘러가는 내용이 아닌 점도 좋다. <굿파트너>는 질척대는 전개 없이 깔끔한 법정 보고서처럼 이혼소송에 벌어지는 사건들의 뒷이야기를 빠른 속도로 풀어간다. 오히려 그 시간에 법정 다툼 장면의 요소요소를 정확하게 보여주려 애쓰면서 <굿파트너>는 첫 주에 이미 법정 드라마로서의 믿음을 주었다. 특히 증거자료와 이혼소송 과정에서 있을 법한 상황들을 현실감 있으면서도 코믹하게 살려낸 점도 장점이다.

그렇다고 <굿파트너>에 기존의 식상한 법조인 캐릭터나 법정물을 가장한 치정물의 요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사실 한유리와 차은경의 성격 대비는 전형적인 정의로운 인물과 속물적인 인물의 대립각 구도이긴 하다. 하지만 <굿파트너>는 영리하게도, 변호사 차은경의 대사처럼 이 두 캐릭터의 성격들이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는 데 공을 들인다.

그 덕에 차은경은 과거 법정 드라마에서 보던 속물스러운 법조인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의뢰인과 로펌 모두에게 대안을 찾아가는 영악한 인물로 그려진다. 한유리 역시 정의로움이 넘쳐 보는 사람도 부담스러운 과거의 법조인 캐릭터와 다르다. 한유리는 정의로운 동시에 미숙하고, 아직 세상을 보는 안목이 좁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렇지만 로펌 수석 출신답게 감정적인 부분이 이성적인 부분을 누르는 식의 우격다짐은 없다. 그렇기에 오히려 일종의 성장 캐릭터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면모가 더 돋보인다.

여러모로 선을 넘지 않고 정도를 지키는 두 여성 캐릭터는 이 드라마에서 새로운 파트너십을 보여줄 것이 기대된다. 그간의 브로맨스나 워맨스는 너무 과격하거나 너무 감성적이거나 하는 식이었다. 반면 차은경과 한유리의 관계는 적당한 선의 거리를 두고 서로를 지켜보는 식이다.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이지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파트너십 관계를 드라마는 잘 보여주는 셈이다. 그리고 이후 차은경의 이혼 과정과 한유리의 가정사의 비극 등이 더 드러나면서 아마도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의 인간적으로 더 가까워질 지점들이 보인다.

한편 <굿파트너>는 드라마가 의뢰인들의 이혼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사랑과 전쟁> 느낌의 자극적인 치정 요소 역시 없는 게 아니다. 하지만 <굿파트너>는 이런 자극적인 요소들을 법정 드라마의 범주 안에서 적절하게 다듬어내는 센스를 보여준다. 삼류의 요소를 일류의 틀 안에 담아내는 수준이 있다.

이처럼 <굿파트너>는 여러모로 보기 편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도 녹아 있고, 새롭지는 않아도 촌스럽지 않은 깔끔한 드라마다.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 의미와 재미는 느껴도 KBS <미녀와 순정남> 시청자들처럼 고통이나 분노까지 느끼고 싶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최적의 작품이다.

장나라는 빤해 보여도 막상 빤하지 않은 드라마를 센스 있게 골라왔다. 남지현은 어느덧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이 좋은 배우로 더 유명하다. 이 두 배우가 <굿파트너>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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