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 국내 투자사들, 투자금 전액 날렸다... “개인 고객들 피해”

SBI인베스트먼트·나이스투자파트너스 지분 전량 무상 소각

16일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주기장에 플라이강원 2호기(B737-800)가 도착했다. /뉴스1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에 투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벤처캐피털(VC)이 투자금을 전액 손실 처리하게 됐다. 플라이강원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기존 주주의 주식을 모두 무상 소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전날 플라이강원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회생담보권자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

법원은 새 주인인 위닉스를 대상으로 보통주 400만주를 발행하면서 기존에 발행된 보통주와 우선주 전량을 무상 소각하기로 했다. 보통주 224만2443주와 우선주 92만6299주 등 총 316만8742주가 대상이다. 기존 주주의 주식을 전량 무상 소각하면서 인수자인 위닉스는 100%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PE)와 나이스투자파트너스, SBI인베스트먼트 등 플라이강원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투자금 전액을 손실 처리해야 한다. 세븐브릿지PE는 5.71%를 보유 중이다. 플라이강원 주원석 대표와 주 대표의 관계사 아윰 등 특수관계인(44.2%)에 이어 2대 주주다.

나이스투자파트너스는 ‘나이스디지털르네상스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통해 보통주 4.75%를 보유하고 있고, SBI인베스트먼트는 ‘에스비아이아세안스프링보드투자조합’과 ‘에스비아이크로스보더어드밴티지펀드’ 등 2개 펀드를 통해 우선주 8.33%를 가지고 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플라이강원이 147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할 때 참여했다. 또 2018년 214억원 규모의 추가 라운드 당시 SBI인베스트먼트는 후속 투자로, 나이스투자파트너스와 세븐브릿지PE는 신규 투자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브릿지PE 등 FI들은 이번 관계인 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도 못했다. 기업회생 절차에서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 주주권자는 의결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일 기준 플라이강원의 자산은 155억원, 부채는 646억원으로 조사됐다.

세븐브릿지PE 측은 지난달 28일 플라이강원의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며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홍승완 대표는 “적자 상태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플라이강원에 투자한 이유는 충분히 항공업 라이선스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며 “위닉스가 200억원으로 무혈입성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펀드의 출자자들은 개인 고객들로, 그들은 퇴직금과 노후 자금으로 투자한 것”이라며 “플라이강원이 어려울 때 증자와 감자 모두 감수했음에도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파산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플라이강원은 2021년 5대 1 무상감자를 진행한 바 있다.

나이스투자파트너스도 비히클로 사용한 펀드 규모가 작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디지털르네상스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166억원 규모로 결성된 중소형 펀드다. 나이스투자파트너스는 펀드 결성액의 약 20% 수준을 플라이강원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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