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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귀 건강까지 위협한다"

박정연 기자 2024. 7. 2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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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귀 건강까지 위협한다"

크기가 5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이하인 미세플라스틱이 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 실험 결과 청력과 균형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귀에 주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일회용품 등에 쓰이는 폴리에틸렌을 실험 쥐에 4개월간 매일 10㎍(마이크로그램·100만 분의 1그램)을 먹이고 내이의 청력과 균형감각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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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이 균형감각 저하와 청력 손실 유발하는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 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크기가 5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이하인 미세플라스틱이 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 실험 결과 청력과 균형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김진수 방사선의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박민현 서울대 의대 교수, 최종훈 중앙대 교수 공동 연구팀과 미세플라스틱이 내이(內耳)를 손상시켜 청력 손실과 균형감각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18일 국제학술지 '위험 물질 저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귀에 주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일회용품 등에 쓰이는 폴리에틸렌을 실험 쥐에 4개월간 매일 10㎍(마이크로그램·100만 분의 1그램)을 먹이고 내이의 청력과 균형감각을 살폈다.

내이 지방을 제거해 투명하게 만드는 기법으로 확인한 결과 내이를 구성하는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에 폴리에틸렌이 0.144㎍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력 측정시험에서는 정상 쥐는 31.7㏈(데시벨),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54㏈에 반응해 청력 기능이 떨어진 것이 확인됐다. 정상 쥐는 작은 소리가 안 들리는 정도지만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보통 소리가 안 들리는 50% 청력손실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쥐를 트레드밀에 태워 운동부하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정상 쥐는 평균 515.7초간 안정적으로 달렸다. 반면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가 안정적으로 달린 시간은 평균 322.1초에 그쳐 운동 지속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 봉에 올렸을 때도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회전 봉에서 2배 빨리 떨어졌다. 손발 악력도 30% 정도 저하됐다.

연구팀은 또 포도당 유사체 방사성의약품을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에게 주사하고 양전자방출단층촬영(FDG PET)을 진행했다. 그 결과 청력 감소 시 나타나는 대뇌 측두엽의 포도당 대사 감소가 확인됐다. 단백질 관련 유전정보를 담은 전사체 분석에서도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에게서 세포 사멸과 염증 관련 유전자가 많이 발현됐다.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에 손상이 일어났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미세플라스틱의 생체 위해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미세플라스틱이 내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후속연구가 이뤄져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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