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킹콩’ 코번, 다음 시즌 삼성 웃게 해줄까?
‘자메이칸 킹콩’ 코피 코번(25‧210cm)은 다음 시즌 서울 삼성 성적의 키를 쥐고있는 핵심 플레이어중 한명이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1옵션 외국인선수이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대학을 졸업하고 서머리그 경기를 뛰다가 삼성 소속으로 지난시즌 KBL무대를 밟은 코번에 대해 주변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스페이싱, 3점슛 농구가 대세로 떠오르고있는 최근 추세에서 클래식한 파워형 빅맨 스타일이 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활동반경도 좁고 다재다능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일단 NBA에서 통하기 힘든 스타일임은 분명했다. 자이언 윌리엄슨처럼 최상급 운동능력과 손끝감각을 가지고있지 않은 이상 포스트 파워 원툴로는 살아남기 쉽지않다.
물론 KBL이기에 통할 가능성도 있었다. 선수들의 전체적인 사이즈, 파워 등이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떨어질 수 밖에 없는지라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포스트 장악력을 보여준다면 '단순한게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말란 법도 없었다. 화려한 맛은 덜해도 과거 로렌조 홀, 나이젤 딕슨 등처럼 아예 급이 다른 수준으로 파워가 세면 골밑 장악, 우겨넣기 등을 통해 리그를 호령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한시즌을 치러본 결과 코번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보는게 맞겠다. 정규시즌 48경기에서 평균 23.63득점(3위), 11,77리바운드(3위), 2.29어시스트, 0.46스틸, 0.75블록슛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적자체는 준수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대활약을 한 것도 아니다. 공격에서는 그런대로 제몫을 해줬지만 수비 부분은 기대치에 비해 존재감이 높지않았다는 분석이다.
정통파 빅맨에게 가장 크게 바라는 것은 수비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수비가 강력한 센터가 골밑에 버티고있으면 상대팀에서 함부로 돌파를 시도하지 못한다. 시도횟수도 줄거니와 공격을 하려다가도 의식하고 멈칫거리기 일쑤다. 그 잠깐의 틈은 다른 동료들의 수비에도 큰 시간적 장점으로 작용하는지라 그런 장면이 몇 번 반복되다보면 경기 흐름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코번은 수비에서 그런 영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외려 전략적인 빠른 템포에 수비구멍으로 전락해버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삼성에서도 플레이 스타일을 모르고 데려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듬직한 체격조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엄청난 파워툴로 단점을 덮고 장점을 치켜올리기를 바랬을 공산이 크다.
팬들 중에서는 ‘KBL판 샤킬 오닐’을 기대했던 이들도 적지않다. 실제로 코번은 오닐이 롤모델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좋은 사이즈를 앞세워 외국인선수들 포함 포스트에서 강한 파워를 뿜어냈으나 알고도 당할 정도의 위력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신장과 체중은 크고 묵직했으나 상대적으로 윙스팬은 짧았다. 이는 높이에서의 아쉬움으로 이어졌고 수비력에도 영향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점프력이 좋지못하다해도 경기당 블록슛 개수가 0.75개에 불과하다는 것은 정통 센터로서는 아쉬운 수치였다. 거기에 체격에 비해 발도 작은 편이라 파워를 발산하는데도 불리함을 지적받았다.
과거 울산 현대모비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외국인선수 브라이언 던스톤같은 경우 언더사이즈(199cm) 빅맨이지만 윙스팬이 길고 손발이 컸던지라 자신보다 큰 상대를 맞아서도 포스트에서 전혀 밀리지않았다. 긴 윙스팬은 신장의 단점을 상쇄해줬고 손이 커서 공도 쉽게잡고 발이 크니까 무게중심도 탄탄했다. 단순 신장이나 체격보다 세부적인 신체조건도 중요한 이유다.
코번은 자신에 대해 분석이 잘되어있지않은 첫시즌에도 크게 압도적이지는 못했다. 2번째 시즌을 맞이하는만큼 상대팀에서는 그에 대한 데이터가 더 많이 축적되어 있을 것이다. 코번 입장에서는 무조건 불리한 부분이다. 그러나 코번 또한 한시즌을 소화하면서 KBL에서 경험을 쌓았다. 나이가 한창 젊은만큼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
더욱이 팀을 옮긴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삼성에서 뛰고있는지라 팀분위기나 동료들과의 호흡적인 부분도 익숙하다. 지난시즌 다소 힘으로 우격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제는 좀더 팀플레이에 맞춰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는 팀에서 체크해줄 것이고 코번이 거기에 잘 따를 수만 있다면 다음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코번이 오닐과 비슷한 점은 따로있다. 주변의 관심을 즐기는 유쾌한 성격이라는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등 다양한 취미가 있다. 썬더스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을 비롯 경기장에서 팬들과 소통도 잘하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유쾌한 캐릭터다. 하지만 큰 덩치와 달리 자주 토라지는 등 소녀 감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 SNS등에 음식 등 다양한 컨텐츠의 게시물을 올리고있는데 농구 훈련 관해서는 잘 보이지 않아 여기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팬들도 많다. 누구보다도 몸관리가 중요한 선수인지라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경기력의 편차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김효범 삼성 감독은 “성격이야 사람마다 다 다르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비칠 수 있는 부분이다. 농구는 단체 스포츠인만큼 팀분위기와 문화라는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것만 해치지않으면 된다. 더불어 SNS에서는 즐겁게 놀고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고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최소한의 선만 지키고 노력의 결과를 경기장에서 보여주면 된다. 땀은 거짓말을 안한다. 2시즌째 함께하게 된 만큼 몸관리 등은 스스로 알아서 잘 할 것이라 믿어본다. 몸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이후 팀내 훈련도 잘 따라갈 수 있다. 우리는 프로다”고 말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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