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반박문에는 ‘하이브 거짓말’에 대한 반박이 없다 [이슈&톡]

김지현 기자 2024. 7. 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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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뉴진스는 나를 보고 들어왔다”, “하이브가 양아치처럼 약속을 어기고, 르세라핌 먼저 데뷔시켰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하이브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 멤버 강탈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민 대표의 말을 빌어 하이브가 양아치처럼 약속을 어겼다는 ‘뉴진스 데뷔 늦추기‘를 둘러싼 자신의 의혹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민 대표가 23일 어도어 측을 통해 발표한 반박문이 남긴 의문들을 살펴본다.

의문 1. 뉴진스는 정말 민 대표만 보고 쏘스뮤직에 입성했을까

하이브와 쏘스뮤직은 2021년 하이브 계열 첫 걸그룹 프로젝트인 N팀(현 뉴진스)의 데뷔를 준비했다. 방 의장은 N팀을 하이브의 첫 걸그룹으로 데뷔시키고자 했다.

첫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뉴진스 멤버들은 나를 보고 회사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사실일까. 100% 사실이라기엔 모호한 부분이 있다. 민 대표가 N팀이 인연을 맺은 건 민 대표가 하이브와 쏘스뮤직의 요청에 따라 N팀의 브랜딩 리더 자격으로 참여하면서다.


민 대표가 뉴진스 일부 멤버를 선발하는 쏘스뮤직 산하 오디션에 참여한 것은 맞다. 이 역시 일부 멤버 선발에 한해서다. 당시 민 대표는 브랜딩 리더로 참여했을 뿐 독자적으로 뉴진스 멤버들을 선발하지 않았다. 더욱이 해린, 다니엘은 타 소속사에서 쏘스뮤직으로 이적한 멤버다. 혜인은 소 대표가 직접 뽑은 멤버다. 뉴진스를 처음 연예계에 들인 건 오히려 소 대표라고 보는 것이 맞다. 더욱이 2021년 민 대표는 제작자 자격으로 아이돌 그룹을 론칭한 이력이 없었다. 뉴진스 멤버들이 오직 민 대표만 보고 하이브에 발을 들인 건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의문 2. 민희진 반박문에는 ‘하이브 거짓말’에 대한 반박이 없다.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뉴진스의 데뷔를 미룬 자가 누구인지 찾으면 된다. 민 대표의 주장에 의하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 방 의장이니 그일 것이다. 그러나 23일 디스패치에 따르 민 대표는 2021년 당시 쏘스뮤직 소속이었던 N팀(현 뉴진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업무 보고를 하지 않거나 데뷔를 위한 중요 미팅에 불참했고, 이로 인해 일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N팀의 데뷔는 연기됐다.

실제로 하이브는 2021년 3분기 N팀을, 2022년 1분기 S팀(현 르세라핌)을 순차적으로 데뷔시키고자 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뉴진스의 데뷔가 먼저다. 왜 르세라핌이 1호가 됐을까. 보도에 따르면 민 대표는 N팀에 대한 컨설팅 전반을 구성하는 기획안 보고를 수개월 미뤘다. 하이브와 쏘스뮤직은 N팀 브랜딩 기획 업무를 민 대표에게 맡겼지만, 민 대표는 몸이 아프다거나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기획안 제출을 미루고 관련 미팅에 불참했다.

민 대표의 업무가 늦어지자 이 과정에서 소 대표와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결국 N팀 데뷔는 미뤄지게 됐고, 민 대표는 N팀을 어도어로 옮겨달라고 달라고 방 의장에게 요청했다. 하이브는 이를 수락했다. 뉴진스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 계기다.

민 대표의 기획안이 제 시간에 제출됐다면, N팀은 애초 계획대로 ‘하이브 첫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쥐고 제 시기에 데뷔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 대표의 반박문에는 ‘왜 N팀에 대한 업무 보고를 제 때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무하다. 하이브가 약속을 어겼다는 자신의 말을 뒤엎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보도됐음에도 “말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할 뿐이다.


의문 3. 비선실세? 민 대표와 의문의 무속인

하이브는 민 대표의 배임을 주장하며, 그 근거 중 하나로 무속인의 경영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브와 민 대표의 법적 공방에는 해당 무속인에 대한 자료가 여러 번 등장한다.

2021년 민 대표는 N팀을 자신의 레이블로 데려오려는 계획을 무속인에게 밝혔다. 또 앞서 수차례 언론에 보도된 바처럼 하이브로부터 어떻게 독립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도 논의했다. 심지어 멤버들의 최종 구성 역시 해당 무속인과 상의했다.

이번 반박문에도 민 대표는 해당 무속인에 대해 단 한 줄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이브가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냈다는 주장만 되풀이 했다. 중요한 건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무관한 무속인이 어도어 경영에 참여, 간섭했는지 여부다.

민 대표가 두 달 동안 굿 비용으로 쓴 4000만원의 출처도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 사실이라면 경영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 대표의 반박문에는 하이브에 대한 원망만 가득할 뿐 무속인 및 굿과 관련된 해명이 빠져있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반성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 또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어도어의 미래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민 대표가 여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건,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의 권력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투사’ 이미지를 대중에게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민 대표는 하이브가 지키지 않은 약속들을 강조했다. 그러나 드러난 전말은 의혹들을 낳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누구일까. 분명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의 사실은 분명히 드러났다. 2021년 절실한 마음으로 데뷔를 기다리던 N팀, 뉴진스의 데뷔 관련 업무에 민 대표가 소홀했다는 사실 말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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