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주 4일제’ 실험 1년…“퇴사율 0%, 삶의 질↑” [친절한 뉴스K]
[앵커]
교대 근무와 연장 근무가 많은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국내 한 대학병원이 주 4일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1년간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주 4일제 도입을 둘러싼 쟁점은 무엇인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밤낮이 바뀌는 야간 교대 근무, 새벽까지 이어지는 연장 근무 등 간호사들은 주로 불규칙한 형태로 일합니다.
극도의 정신적, 신체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른바 '번아웃' 상태에 빠지기 쉬운데요.
이런 가운데 한 병원이 지난해 노사 합의로 '주 4일제'라는 파격적인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세 아이 엄마 김재희 씨는 올해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주 4일제를 선택했습니다.
월급은 10%가량 줄었지만, 육아 휴직 없이 돌봄 부담을 덜게 돼 만족도가 높습니다.
[김재희/주 4일제 간호사 : "잠을 잘 못 자고 생체리듬이 다 깨지고 하니까 이런 짜증들이 육아하고 아기들한테 사실 투사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근데 확실히 그런 게 줄었고…."]
3년 차 간호사 이민애 씨도 교대 근무에 건강까지 나빠지자 주 4일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이젠 휴식보단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이민애/주 4일제 간호사 : "필라테스나 기존에 미뤄뒀던 영어 공부라든지 이제 해보지 못했던 연애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새는 약간 소개팅도 나가보고…."]
주 4일제 1년.
3년 차 미만 간호사 퇴사율이 34%에 달했던 병동은 지난해 퇴사자가 아예 없었고, 휴일 여가 시간이 늘면서 행복도와 일·생활 균형 지수도 고르게 높아졌습니다.
환자·보호자에 대한 태도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민애/주 4일제 간호사 : "이전보다 좀 더 (환자를) 섬세하게 볼 수 있게 됐고 예민함도 좀 낮아지게 돼서…."]
불규칙한 근무 형태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 자체에 대한 문제로 주 4일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로 시간은 10년 사이 연간 200시간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들보다는 150시간 이상 많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연간 근로 시간이 많은 나라는 콜롬비아 등 중남미 4개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해 5개국뿐입니다.
하지만 주 4일제 시행 시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옵니다.
영국은 2022년 주 4일제 실험을 이미 진행했습니다.
어떤 결과를 받아들었을까요.
해당 실험에는 소규모 레스토랑부터 대규모 은행까지 61개 다양한 기업의 2,900여 명 근로자가 참여했습니다.
기업들은 근무 일수를 하루 줄이면서도 급여를 삭감하지 않았습니다.
6개월의 실험 기간이 끝나고 기업의 92%, 근로자의 90%가 지속적인 주 4일제를 희망했습니다.
병가 일수가 약 66%, 이직률은 57%가량 감소해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5%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화 된 주 4일제 논의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요병과 번아웃이 직장인의 친구가 되지 않도록 근로 시간과 형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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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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