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阿貴)가 무슨 말을 하겠냐"…중앙지검 수사팀 반발 계속돼

김건희 여사 조사 보고 누락 등의 진상을 파악하라는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중앙지검 수사팀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표를 낸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팀 부부장 검사는 주변에 "후배 검사를 아귀로 만드는데, 아귀가 무슨 말을 하겠냐"라는 취지의 말을 하며 사직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이원석 총장이 그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언급했던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첨하지 않는다 라는 뜻)'란 표현을 겨냥한 말로 풀이됩니다.

중앙지검 수사팀을 중심으로는 '김 여사 조사를 어렵게 성사시켰는데도 조사 내용과 김 여사 관련 의혹의 입증 여부를 묻기는커녕, 지난 2년 동안 뭐하다가 조사 장소와 보고 여부에 대한 문제만 지적하고 대검의 진상 파악까지 진행되니 회의감이 든다'는 취지의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어제(23일) 오후엔 대검찰청 감찰부가 '검찰총장 지시 위반'을 사유로 들어 이창수 지검장과 1·4차장 등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상대로 면담 조사를 시도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지검장은 어제, 대검의 진상 파악 조사에 응할 경우 수사팀 동요 등으로 인해 김 여사 관련 수사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대검에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중앙지검과 의견을 교환 중이라면서도 진상 파악 절차는 계속 진행할 거라고 밝혔는데, 어제 이어 오늘도 중앙지검 지휘부를 상대로 한 진상 파악 조사가 실시될 경우 대검과 중앙지검의 '강대강' 대치는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배준우 기자 gat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