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풍선에… 대통령실 뚫렸다

■ 용산 청사내 ‘풍선 낙하’
대통령실 “실시간 감시했지만
오염확산 우려에 격추는 안해”
신원식“대북전단 날리는 거점
北이 총격·포격 가능성 있다”

북한에서 살포한 대남 쓰레기 풍선 내용물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인근에 떨어졌다. 현장 관계자들이 내용물을 확인한 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오전 살포한 ‘쓰레기(오물) 풍선’ 1개가 용산 대통령실 경내에 떨어졌고, 추가로 1개가 용산 상공에서 부양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 오물풍선이 떨어진 적은 있지만 경내에서 낙하물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용산 청사 안에 북한에서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이 다수 발견돼 긴급 수거해 내용물을 확인하는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는 “화생방대응팀이 떨어진 풍선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물체의 위험성 및 오염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부터 쓰레기 풍선을 남측으로 살포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10번째다.

다만, 대통령 경호처는 풍선 격추 시 확산 위험이 있어 합동참모본부(합참) 매뉴얼에 따라 격추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미 군에서 오물 풍선을 격추할 경우 오염 지역이 넓어진다고 밝힌 데 따라 이 같은 군의 매뉴얼을 적용해 (미격추)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 풍선 살포에서 대통령실을 겨냥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타이머와 시간 풍향을 잘 계산하면 대통령실 인근에 낙하시킬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가운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측 장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감시를 하고 장소를 명확하게 측정해 낙하 후에 안전하게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탈북민단체가 대북 전단을 살포하기 위해 풍선을 띄우는 장소에 총격이나 포격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 신 장관은 “북측이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지뢰 매설이나 무인기를 사용한 전단 살포, GPS 전파 교란, 사이버 공격 등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