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소송땐 결국 돈 있는 학생 유리… 학교가 나서 해결해야”

조율 기자 2024. 7. 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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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말 그대로 '학교' 폭력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법정이 아닌 학교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 명예이사장은 "학교폭력은 대화와 사과, 소통을 통해 친구 관계가 원만히 해결되는 것이 근본적 목표여야 하는데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낙인이 입시에 걸림돌이 될까 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학교와 학부모의 목표가 돼 버렸다"며 "두 아이의 싸움이 부모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학교가 이를 막지 못하며 법정 싸움으로 번지면 결국 좋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력 있고 돈 있는 학생이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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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에 아들 잃은 김종기 푸른나무재단 명예이사장
김종기 푸른나무재단 명예이사장.

“학교폭력은 말 그대로 ‘학교’ 폭력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법정이 아닌 학교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종기 푸른나무재단 명예이사장은 24일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을 되레 신고하는 ‘맞폭’ 증가에 대해 학교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명예이사장은 지난 1995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 김대현 군을 학교폭력으로 잃었다. 이후 학교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피해 예방 활동과 피해자 지원을 제공하는 시민단체 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을 창설했다.

김 명예이사장은 학교폭력이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것에 큰 우려를 표했다. 김 명예이사장은 “학교폭력은 대화와 사과, 소통을 통해 친구 관계가 원만히 해결되는 것이 근본적 목표여야 하는데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낙인이 입시에 걸림돌이 될까 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학교와 학부모의 목표가 돼 버렸다”며 “두 아이의 싸움이 부모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학교가 이를 막지 못하며 법정 싸움으로 번지면 결국 좋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력 있고 돈 있는 학생이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명예이사장은 교육적 해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명예이사장은 “가정폭력의 해결책이 가정에서 출발하듯, 학교폭력은 법정이 아닌 학교에서 1차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기계적으로 학폭위를 여는 것이 아니라 행위나 발언의 고의성, 의도 등을 잘 파악해 최대한 두 사람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사에게도 학교폭력 발생 시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권리를 주는 등 교권 문제도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푸른나무재단은 2001년부터 학교폭력 피해 현황 파악을 위해 ‘전국 학교·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명예이사장은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학교폭력을 쉬쉬하고 은폐하려고 한다”며 “문항설계와 구성, 조사대상 등이 교육부와 다르기 때문에 통계값에 대한 차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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