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쓰고 고추도 말리는 우리 정자·마당 개념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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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펜타인 파빌리온 전시 설계를 맡게 됐을 때 007시리즈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메가폰을 한국의 무명 감독이 잡았다는 느낌이었어요. 세계 유명 건축가들이 만든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는 "영화감독에게는 촬영·미술·음악 감독 등 본인의 팀이 있지만, 서펜타인 파빌리온 건축가는 현지에 있는 설계·건축 담당 전문가 등과 협력·조율해야 한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 이들과 함께 일사천리로 건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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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목·돌 등 친환경 재료로
완전히 새로운 흐름 만들어”
“서펜타인 파빌리온 전시 설계를 맡게 됐을 때 007시리즈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메가폰을 한국의 무명 감독이 잡았다는 느낌이었어요. 세계 유명 건축가들이 만든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매스스터디스 사옥에서 만난 조민석(58·사진) 대표는 ‘서펜타인 파빌리온 2024’ 전시(6월 7일∼10월 27일)에 참가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인 건축가가 영국 서펜타인 파빌리온 전시를 준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왕실 공원인 켄싱턴 가든에 있는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서펜타인 갤러리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여름마다 주목받는 건축가를 선정해 임시별관을 짓고 건축계의 최신 흐름을 선보이는 무대다. 그동안 자하 하디드, 프랭크 게리 등 세계적인 거장이 이 프로젝트를 거쳐 갔다.
조 대표는 “건축이란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모이게 한다”며 “공공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활동 등을 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정자’와 ‘마당’의 개념을 많이 떠올렸고 접목했다”면서 “옛날 정자에서는 시와 붓글씨도 쓰는 등 개인이 다양한 활동도 했으며 마당에서는 고추를 널어 말리고 잔치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빌리온은 차를 마시고, 공연도 하고, 책을 읽는 등 각자가 원하는 활동을 연결하는 공간”이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서펜타인 파빌리온 설계에 친환경 건축 요소를 담기 위해 신경을 썼다. 조 대표는 “한국의 ‘신토불이(身土不二)’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맞닿아 있다”며 “이번에는 런던 인근 서리주(州)에서 자란 자연목을 구해서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돌 바닥 역시 돌을 세게 붙이지 않아 깨지지 않으며 모두 떼어내 다른 곳으로 옮겨 건축물에 사용하더라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건축물에 쓰인 콘크리트나 창 등도 100% 재활용이 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나는 게스트이자 작곡가 겸 지휘자였다”는 소감도 밝혔다. 그는 “영화감독에게는 촬영·미술·음악 감독 등 본인의 팀이 있지만, 서펜타인 파빌리온 건축가는 현지에 있는 설계·건축 담당 전문가 등과 협력·조율해야 한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 이들과 함께 일사천리로 건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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