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맞으며 떠난 故 김민기...설경구→장현성 눈물 배웅 속 영면

지난 21일 위암 증세 악화로 별세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극단 학전을 이끌며 한국 문화예술계 버팀목으로 자리했던 고(故) 김민기가 빗물과 눈물 속에 영면에 들었다.

24일 오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후 고인의 유해를 모신 운구차는 옛 학전 건물이 자리한 서울 종로구 아르코꿈밭극장으로 향해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아르코꿈밭극장은 고인이 생전 33년간 작품을 올리고 신인 배우들을 발굴한 소극장 학전이 있던 곳이다.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 속 고인의 대표곡인 '아침이슬'이 울려퍼지고, 배우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가수 박학기, 알리 등 다수 후배들은 눈물로 고인을 배웅했다.

고인은 지난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1970년 노래 '아침이슬'로 데뷔한 후, '상록수', '공장의 불빛' 등 다수 곡을 남겼다. 특히 정치, 사회적 투쟁의 의미가 담긴 곡들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음반 활동 외에 공연계에서도 업적을 남겼다. 1991년 대학로 학전 소극장을 개관한 후 뮤지컬 '개똥이', '지하철 1호선' 등을 선보이며 연출가로도 활약했다.

무엇보다도 30여 년간 후배 예술인들을 양성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조승우, 장현성, 김광석, 박학기, 윤도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배우, 가수들이 학전을 거쳤다.

한국 대중문화사에 큰 영향력을 끼쳤던 만큼, 고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후 각계각층에서 추모가 이어졌다. 가수 조영남, 박학기, 한영애, 윤도현, 이적, 알리,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등 문화계 동료들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정치계에서도 애도를 전했다. 

한편 학전은 김민기 대표의 투병과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폐관 소식이 알려져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재 학전의 터는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 아르코꿈밭극장으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