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에 “토론 붙자”…공화당 내부선 “인종·성별 공격 자제” 경계령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한 차례 이상 토론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나는 그(해리스)에게 실제로 한 차례 이상 토론하고자 할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이든, 공화당 후보이든 토론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와의) 토론에 대해서는 동의한 게 전혀 없다. 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론하기로 동의했다”면서도 “나는 해리스와 토론하기를 원한다. 둘의 정책은 같기 때문에 해리스도 (바이든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하면서 대선 후보 교체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토론 상대로 유력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오는 9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2차 토론을 주관하기로 한 ABC 방송 대신 보수 성향 폭스뉴스가 토론을 주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국경 문제 대응을 집중 비판하고, 특히 이민정책에 관해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왼쪽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는 공화당이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급진적’이며 바이든 정부의 정책 실패에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한편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이나 성별을 공격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주문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리처드 허드슨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의장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하고 인종·젠더를 이유로 공격하지 말 것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화당 일각에서 아시아계·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을 폄하하기 위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원칙에 따라 고용됐다”라고 공격하는 것이 오히려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성이나 소수인종을 겨냥한 거친 언사는 대표적인 ‘스윙보터(부동층)’로 꼽히는 교외지역 여성들은 물론 유색인종, 청년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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