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취임 첫날…野, 법사위서 '한동훈 특검법' 상정
與, 강력 반발…"취임 첫날 특검법 상정, 정상적이냐"
韓 "기본 안된 법안 밀어붙이는 게 민주주의냐" 일축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한동훈·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했다. 야당 의원들은 특검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대통령실 경호실 부속 건물에서 출장조사, 이른바 황제조사를 했다”며 “대한민국 검찰 치욕의 날”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수사도 택배 배달되는 시대인지 묻고 싶다. 법 앞에 평등이라는 말은 어느새 지나간 말이 된 것 같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영부인인가. 이제 와서 보니 김 여사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닌 루이 14세라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 여사에 대해선 사실상 무죄성 사건도 공개소환하며 망신을 주던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인 김건희, 윤석열 부부를 비호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 같다”며 “반드시 특검법이 통과돼 김 여사에 대한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與 “상정도 안돼”…정청래 “상정됐으니 논의할 것”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한동훈 대표와 가족에 제기된 고발이 언론에 보도된 것만 2년 간 12건이다. 한 대표와 그 일가를 둘러싼 고발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을 보면 과연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 대표의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본격 활동한 걸로 추정되는 댓글조작용 계정이 무더기 발견됐고, 여러 아이디를 활용한 조작 의심 댓글도 다수 드러났다”며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스타검사가 된 윤석열 대통령 이하 지금 정부에선 이 범죄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 위원장이 상정 선언 직후부터 강하게 반발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안건 상정 자체에 이견이 있다. 이건 문제가 있다. 일방적 입법독주”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발언권을 드리지 않겠다”며 회의 진행을 이어갔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동훈 특검법이든 김건희 특검법이든 일단 상정하고 그 처리 과정은 토론을 통해서 결정될 것이다. 법안 자체를 상정조차 하지 말자는 것은 국회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與 “野, 당대표 선출 축하인사를 이런 식으로 하나”
실제 안건 상정이 이뤄지자 여당 반발이 더 거세졌다. 송 의원은 “한동훈 특검법에 나오는 의혹들 하나하나가 검사로서, 장관으로서 정상적으로 한 일들이다. 제기된 의혹들이 정말 이렇게 특검으로 해야 할 그런 사안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적어도 우리가 정당 정치를 하는 현실에서 한동훈 대표가 어제 선출됐는데 첫날은 오늘 여당 당대표에 대한 특검법을 1호 안으로 올리는 법사위가 정상이냐”고 따져 물었다.
송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김건희 여사는 유사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 영부인으로서 검찰 수사에 응해서 받았다. 많은 협조를 했는데 특검하자? 특검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도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있는 날 이 법안들을 한 시간 남짓 상정하고 토론할 정도로 긴급한 내용인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준태 의원도 “여권의 지도자가 되면 모조리 특검법 대상이 올리고 특검법을 통과시킨다는 것이냐”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됐는데 축하인사를 이런 식으로 하나”고 반발했다. 그는 “두 특검법 모두 국민 상식, 법리, 정치도의적으로도 맞지 않다”며 “논의할 가치도 없이 폐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진우 의원도 “한동훈 특검법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요청 시 국회에서 설명을 한 내용이 담겨 있다”며 “이재명 방탄을 위한 법률안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두 특검법 내용 모두 대부분이 민주당의 의혹을 제기해서 보도된 것들”이라며 “특검 대상이 되지도 않고, 특검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에 대한 야당의 특검법 추진에 대해 “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고 해서 기본이 안 된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이 민주주의냐”며 “그런 막무가내식 억지를 제지할 만한 시스템과 국민적 수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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