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기립박수 받은 ‘1순위 유망주’ 스킨스 “멋진 순간이었다” [현장인터뷰]
선발 투수에게 9회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는 것만큼 원하는 일이 또 있을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선발 폴 스킨스는 그 짜릿했던 경험에 대해 말했다.
스킨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 선발 등판, 8 1/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8탈삼진 2실점 호투했다. 총 투구 수는 104개.
팀은 1-2로 졌지만, 그의 호투는 빛났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팀이 1-1로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에는 PNC파크를 찾은 3만 2422명의 관중들이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9회 결국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마운드를 내려가는 순간에도 팬들은 다시 한 번 그를 기립박수로 격려했다.
스킨스는 “경기를 내가 끝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은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이다. 이전에는 7이닝 노 히터 중에도 강판됐던 그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그는 “복잡한 문제다. 이전에 노 히터를 할 때 교체된 것은 투구 수가 100구를 넘겼기 때문이었다. 중간에 이닝이 길어지면서 투구 수가 늘어났다. 그러나 오늘은 빨리 끝내는 이닝이 많았고 부담없이 던질 수 있었다”며 차이를 설명했다.
이날 효율적인 투구가 가능했던 비결을 묻자 “상대가 약간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고 덕분에 빠른 아웃을 잡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초반부터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임을) 알 수 있었다”며 상대의 작전에 잘 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레나도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연속 삼진을 잡은 5회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잘 던졌지만, 옳은 투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미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좋은 타자고 그런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저 다시 계획대로 던지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데릭 쉘튼 감독은 “투구 수가 91개였고, 오늘 많이 쉬고 나와서인지 굉장히 강해보였고 피곤해보이지도 않았다. 구위도 여전히 좋았다”며 스킨스에게 9회까지 마운드를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정말 잘 던졌다. 나쁜 공은 단 두 개였다. 하나는 아레나도에게 던진 브레이킹볼이었고 다른 하나는 9회 나왔다. 시아니에게 2루타를 맞은 공은 그렇게 나쁜 공은 아니었지만, 그 다음에 벌슨을 상대로 0-2 카운트에서 가운데 몰리는 공을 던졌다”며 선발 투수를 평가했다.
쉘튼은 “(상대 선발) 랜스 린은 오랜 시간 뛰어온 베테랑이다. 패스트볼과 커터를 주무기로 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공을 던졌을 뿐이고 유리한 카운트로 잘 이끌어갔다. 여기에 싱커와 볼배합도 좋았다고 본다”며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상대 선발을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경기의 핵심은 우리가 득점을 낼 수 있는 기회에서 결정적인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루가 두 차례 있었고 무사에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는데 득점이 없었다”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타선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킨스는 “(득점 지원이 적으면) 실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다. 지난 다저스와 경기에서는 타선이 7점을 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지만, 오늘같은 경기는 실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그렇기에 조금 더 계획대로 잘 던질 필요가 있다”며 득점지원이 적은 상황에 대해 말했다.
[피츠버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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