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한계, 이재명의 한계 [정치에 속지 않기]

2024. 7.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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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윤석열 정부지만 윤 대통령만큼 혹은 더 많이 주목받는 정치인은 여당에선 한동훈 신임 대표이고 야당에선 이재명 전 대표다.

한 대표는 여당에서 지지율 상 가장 앞서는 대선주자이고, 이 전 대표는 국회 권력을 장악한 제1야당의 '원톱'이자 대선주자다.

민주당 사람들은 흔히 이 전 대표가 아니면 누가 당에 있느냐, 당을 이끌고 윤 정부와 싸울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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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윤석열 정부지만 윤 대통령만큼 혹은 더 많이 주목받는 정치인은 여당에선 한동훈 신임 대표이고 야당에선 이재명 전 대표다. 한 대표는 여당에서 지지율 상 가장 앞서는 대선주자이고, 이 전 대표는 국회 권력을 장악한 제1야당의 ‘원톱’이자 대선주자다. 이 두 정치인을 향해 보수와 진보 진영의 유권자들이 각각 보내는 지지는 압도적이다.

한 대표의 경우 당대표 경선에서 62.84%의 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당선됐다. 23일 전당대회에 이전에 이뤄진 당대표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이런 득표율과 지지율의 근원을 따라가 보면 윤 대통령에 이를 수밖에 없다. 윤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가진 4월 총선이 여당의 완패로 끝났지만, 윤 대통령은 딱히 달라진 건 없었고, 당 주류인 친윤 인사들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전부는 아니라도 여당 지지자 상당수에는 뜻밖의 모습이고 이것의 반작용이 한 대표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즉, 한 대표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윤 대통령과 친윤에 대한 불만, 그 속에서 벌어진 윤 대통령과의 갈등이 더 큰 작용을 한 거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매경DB
오롯이 한 대표 자신이 만든 게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대립과 충돌했기 때문에, 대안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택을 받은 거다. 상대 평가이다. 아직은 능력과 자질에 대한 절대 평가를 본격적으로 받지 못했다.

당대표 경선 후보 토론회 등에서 보여준 한 대표의 모습 정도만이 절대 평가이고, 이런 평가들이 앞으로 이어질 거다. 이를 토대로 한동훈 대표 체제를 ‘지켜내면서’ 당대표 이후 대선까지 갈 수 있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연인에 도전한 이재명 전 대표의 민주당 당대표 경선 초반 득표율이 무려 91.70%에 이른다. 당원들의 투표다. 최종 득표율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2년 전 당대표가 됐을 때 거둔 77.77%는 거뜬히 넘을 듯하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 득표율 앞자리가 8이 될 수 있다는 정도의 예측이 많았지만 이를 넘어섰다. 2위인 김두관 후보는 이 전 대표를 압박하며 민주당 내 다른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7%를 조금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

앞서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이스리서치.뉴시스, 14~15일, 전국 1002명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민주당 지지층만 봤을 때 이 전 대표는 80%를 넘기는 압도적 우위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지수(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런데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집계 결과는 이재명 전 대표 45.5%, 김두관 후보 30.8%로 사뭇 달랐다. 이 괴리는 왜 생긴 걸까. 또 지난 총선 당시 논란이 불거진 탓에 민주당이 공천을 취소했던 인사가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초반 득표율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공천을 취소할 때 당의 판단과 지금 득표율 사이의 괴리는 왜 나온 걸까.

민주당 사람들은 흔히 이 전 대표가 아니면 누가 당에 있느냐, 당을 이끌고 윤 정부와 싸울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말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감할 거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혹은 진보 진영에 속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정말 이 전 대표 말고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이제 이 전 대표에겐 과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가를 입증할 과제가 남았다. 물론 그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별론이다.

이상훈 MBN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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