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계사를 뒤흔든 5가지 생체실험

이세원 2024. 7. 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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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로 보는 한국사회 쟁점 20
일본군 731부대 인체 동상실험 (하얼빈<중국 헤이룽장성>=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하얼빈 소재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에는 일제가 산 사람을 대상으로 자행한 각종 실험장면을 재현해 놓고 있다. 731부대원들이 피실험 대상자에게 동상실험을 하는 모습. 2015.11.7 realism@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세계사를 뒤흔든 5가지 생체실험 = 김서형 지음.

의학사를 전공하고 러시아 빅히스토리 유라시아센터 연구교수로 활동하는 저자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벌어졌던 여러 생체 실험의 내용과 역사적 배경 등을 소개한다.

의학 지식 등을 명분으로 이뤄진 광기 어린 실험 과정에서 죄 없는 이들이 다수 희생됐다.

중국 만주에 거점을 둔 관동군검역급수부(關東軍防疫給水部), 즉 일본군 731부대가 2차 대전 중 마루타라고 불린 피험자를 대상으로 했던 세균전 연구나 생체실험이 잘 알려져 있다. 이 부대는 인체를 대상으로 페스트나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을 연구했고 질병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겠다며 뇌, 폐, 간, 위 등 장기를 제거하거나 동물의 내장과 교체하기도 했다.

731부대는 1940년부터 매년 600명 이상을 생체실험에 동원한 것으로 추정되며 공개된 명단을 기준으로 약 3천명 이상이 희생됐다. 피해자는 중국인이 가장 많았고 한국인, 러시아인 등도 있었다.

책 표지 이미지 [믹스커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731부대를 설립한 인물은 교토제국대 의학부를 수석 졸업하고 세균학과 예방의학을 연구한 수재 이시이 시로(石井四郞·1892∼1959)다. 이시이는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자 생체실험 증거를 인멸하고 전범으로 기소될 것이 두려워 거짓으로 장례를 치르기까지 했으며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았다고 책은 지적한다.

독일 나치 친위대 SS의 장교이며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내과 의사인 요제프 멩겔레(1911∼1979)는 쌍둥이 어린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고 다정하게 대한 뒤 끔찍한 실험을 자행했다. 우생학을 신봉했던 그는 금발과 푸른 눈동자를 보유한 아리아인이 가장 우월하다고 믿었고 어린아이의 눈동자 색을 바꾸려고 눈에 화학물질이나 물감을 주입하기도 했다.

쌍둥이 아이 중 한 명에게 세균이나 약물을 주입하고 변화가 보이면 나머지 한 명과 비교하거나 아이를 죽여 해부하는 등 잔인한 실험을 일삼았다. 기록에 의하면 멩겔레의 생체 실험으로 사망한 이들은 약 40만명에 달한다.

동물은 계속 희생되고 있다. 러시아 생리학자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1849∼1936)는 그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안겨준 조건반사에 관한 실험을 위해 개 700마리 이상의 턱에 구멍을 뚫고 타액을 측정했다. 오늘날에는 매년 세계에서 5억마리 이상의 동물이 실험으로 죽는다.

믹스커피. 244쪽.

법정에 선 전두환·노태우 피고인(1996.8.26) [연합뉴스 자료사진]

▲ 판례로 보는 한국사회 쟁점 20 = 이광원 지음.

법학박사인 저자가 한국 사회의 논쟁 사안을 심판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 20개를 소개하고 사건에 관한 당사자들의 주장과 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을 해설한다.

12·12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반란과 내란 죄 등으로 처벌하도록 한 1997년 4월 17일 대법원 판결에서는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당시 대법원은 "폭력에 의해 헌법 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며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한다.

여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은 피고인의 항소심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 제청 결정을 함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심리한 사건에서는 사형이 헌법에 반하는 형벌인지가 쟁점이 됐다.

헌재는 사형이 가장 강력한 범죄 억지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잘못된 판결로 인해 무고한 피고인이 목숨을 잃게 될 가능성에 관해서는 "오판 가능성은 사법의 숙명적 한계이지 사형이라는 형벌 제도 자체의 문제로 볼 수 없다"며 재판 제도의 개선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평가한다.

책 표지 이미지 [스핑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자는 논쟁적이었던 사안이 사법 판단을 받은 것은 법치주의의 구현이기도 하지만 판결 후에도 논쟁이 종식되지 않아 바람직한 해결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평가한다.

"사회적 논쟁이 결국 법에 따라 해결된다는 점에서 법치주의의 실현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사회적 사안이 시민사회의 자율적 토론과 타협을 통해 해결되지 못하고 사법부를 통해 강제적으로 해결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분열상을 반영한다."

스핑크스. 240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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