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 등불’ 故 김민기, 가수·배우→정치계 배웅 속 영면[종합]
대중문화사에 등불이었던 가수 고(故) 김민기가 많은 이들의 애도 속 영면에 들었다.
고인의 발인식이 24일 오전 8시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별도의 영결식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발인식이 끝난 후 고인 생전 생활의 터전이었던 옛 학전 터를 둘러보며 함께 했던 많은 이의 배웅 속 장지인 천안공원묘로 떠났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꿈밭극장 마당은 지난해까지 33년간 고인이 운영했던 소극장 학전이 있던 곳이다. 폐관 이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인수해 어린이·청소년극 중심의 공연장인 아르코꿈밭극장을 개관했다.
이날 고인의 영정이 학전 터를 둘러보는 중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병국 위원장을 비롯해, 학전에서 함께 했던 배우 설경구, 장현성, 황정민, 이황의, 최덕문, 배성우, 방은진, 가수 박학기, 박승화, 알리 등 동료와 후배들이 자리했다. 장현성과 설경구는 끝내 오열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인의 영정이 옛 학전 마당이 있던 화단에 위패와 함께 모셔진 뒤 모두의 묵념이 있었고, 이후 영정은 학전을 모두 돌아본 뒤 운구차에 실렸다. 이때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모여있던 이들은 ‘아침이슬’을 불렀고, 떠나는 운구차를 향해 “사랑합니다, 선배님”이라고 외치며 눈물을 쏟았다.
고인은 위암 투병 중 병세가 악화해 지난 21일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나이와 분야를 불문하고 수많은 연예계 동료와 후배가 직접 마지막 길을 배웅한 데는 한국 대중문화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그를 향한 사랑과 존경이 있기 때문이다. 1951년 서울대학교 미대 재학 시절 포크 밴드를 결성해 음악 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1971년 정식 데뷔 후 1980년대까지 ‘아침이슬’ ‘상록수’ ‘봉우리’ ‘공장의 불빛’ 등으로 군사정권에 저항하고 서민들의 삶을 응원하며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
이후 1991년에는 극단 학전을 창단해 학전블루와 학전그린(2013년 폐관) 소극장을 운영했고, 누적 관객수 70만 명을 기록하며 한국 뮤지컬사에 초석이 된 ‘지하철 1호선’ 등을 공연했다. 학전에서는 고(故) 김광석, 동물원, 들국화, 안치환 등 가수들의 공연은 물론 클래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또한 진행하며 라이브 공연 문화를 일구기도 했다.
그 때문에 김민기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후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이적, 김광진 등 가수들과 수많은 배우가 추모의 뜻을 전했다. 특히 빈소를 찾은 이 전 총괄은 장례 기간 중 별도의 조의금을 받지 않겠다는 유족 측에 조문객의 식사비로 50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괄은 생전 학전 폐관 당시 1억 원여를 쾌척하며, 대중문화사에 획을 그은 고인의 업적에 응원을 전한 바 있다.
정치계도 민주화를 이끌었던 고인을 기리며 의미를 더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고인의 사망을 애도했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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