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 도루하는 소리 하네? 진짜 했다…허를 찌른 60.4%, 이대호보다 잘 뛰었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원조는 ‘이대호 도루하는 소리 하고 있네’다. 이 말을 타격장인 최형우(41, KIA 타이거즈)에게 적응해도 무리는 없다.
이대호(42, 최강야구)는 KBO 통산 1971경기에 출전하면서 1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기동력과는 인연이 없지만, 의외로 도루 성공률은 수준급이다. 도루 실패도 딱 11차례. 22차례 시도해 11차례 성공. 정확히 성공률 50%다.
그러면 최형우는 어떨까. 이대호처럼 역시 빠른 발과 거리가 멀다.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까지 통산 2153경기에 출전, 29도루를 기록했다. 48차례 시도해 29차례 성공했고 실패는 19차례다. 성공률은 60.42%.
최형우가 23일 NC를 상대로 개인통산 29번째 도루를 했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0-0이던 1회말 무사 만루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선제 결승 2타점 우전적시타를 쳤다. 나성범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김선빈의 우익수 뜬공으로 2사 1루가 됐다.
NC는 좌완 다니엘 카스타노가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당연히(?) 1루 주자 최형우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좌투수가 주자를 신경 쓰지 않으면 2루 도루를 시도하기 더욱 쉽다는 얘기도 있다. 최형우는 변우혁 타석 초구에 슬라이더가 들어가자 과감히 2루를 훔쳤다. NC 포수 박세혁의 2루 송구가 베이스 옆으로 많이 빗나갔다. 정면으로 가더라도 최형우가 살 확률이 높았다.
변우혁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최형우도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최형우의 표정에 미소가 번졌다. 원래 똑딱이 타자가 단타 치고 도루만 하다 홈런 하나 치면 홈런타자보다 더 기뻐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홈런을 밥 먹듯 치고 도루가 연례행사인 최형우로선 뿌듯했을 것이다.
최형우의 이날 전 마지막 도루는 2022년 10월5일 광주 LG 트윈스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날 최형우는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3으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우전안타를 날린 뒤 김선빈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개인통산 28번째 도루였다.
당시 LG 마운드는 사이드암 정우영이 지키고 있었다. 투구 폼이 큰 옆구리 투수가 발 빠른 주자를 경계해도 제어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최형우의 도루는 그냥 ‘눈 뜨고 코 베인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날이나 이날이나 최형우의 도루는 상대의 방심(?)을 역이용했다고 봐야 한다. 상대가 제대로 견제하면 최형우의 도루는 보기 어렵다.
그래도 이날 KIA챔피언스필드에 입장한 팬들은 ‘최형우 도루 하는 소리’를 제대로 들었다. 아울러 최형우가 이대호보다 도루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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