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민기, 마지막으로 들른 ‘학전’…설경구·장현성 오열 속 영면[종합]

손진아 MK스포츠 기자(jinaaa@mkculture.com) 2024. 7. 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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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슬'의 원작자이자,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故 김민기가 후배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고등학교 동창 김영세와 포크송 듀오 '도비두'로 활동한 김민기는 1970년 명동 '청개구리의 집'에서 공연을 열며 그를 대표하는 곡 '아침이슬'을 작곡했다.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한 그는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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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슬’의 원작자이자,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故 김민기가 후배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故 김민기의 발인식은 24일 오전 8시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식이 끝난 후 고인은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에 향하기에 앞서 옛 학전이 자리한 아르코꿈밭극장 마당을 찾았다.

가수 故 김민기가 후배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故 김민기의 마지막 길은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병국 위원장, 배우 설경구, 장현성, 박학기, 배성우, 영화감독 방은진, 작곡가 김형석, 유리상자 박성화, 작사가 김이나 등 고인과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모여 배웅에 나섰다.

학전 앞에 모여있던 이들은 유가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안고 들어서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특히 설경구, 장현성도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 길을 배웅하면서는 고인의 대표곡인 ‘아침 이슬’을 다함께 불렀다.

가수 故 김민기가 후배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사진=학전
故 김민기는 지난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작사가이자 작곡가, 편곡가이며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다방면에서 활약해 왔던 김민기는 양희은의 ‘아침이슬’ 원작자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동창 김영세와 포크송 듀오 ‘도비두’로 활동한 김민기는 1970년 명동 ‘청개구리의 집’에서 공연을 열며 그를 대표하는 곡 ‘아침이슬’을 작곡했다.

양희은이 노래한 ‘아침이슬’은 대학생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갔으며, 1987년 민주항쟁 당시 광장에 모인 군중들은 ‘아침이슬’을 부르며 저항정신을 되새겼다. 1971년 발표한 데뷔 음반 ‘김민기’는 출반 직후 압수당했으며,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 그의 노래들은 줄줄이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연극에도 활발히 참여했던 고인은 1973년 김지하의 희곡 ‘금관의 예수’와 이듬해 마당극 ‘아구’ 제작에 참여했다. 1978년 노래극 ‘공장의 불빛’을 시작으로 1983년 연극 ‘멈춰선 저 상여는 상주도 없다더냐’ 등을 연출했다.

가수 故 김민기가 후배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한 그는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왔다. 그곳에서 라이브 공연으로 팬들과 호흡한 고(故)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였으며,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음악가들 또한 학전 출신으로 성장했다.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를 배출하기도 했다.

1994년 초연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아있다. 김민기는 독일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번안해 2023년까지 8천회 이상 공연을 올리며 7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뮤지컬 ‘의형제’(2000), ‘개똥이’(2006)와 어린이극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을 연출하며 대학로 공연 문화를 이끌었다. 2024년 3월 15일 학전은 개관 33주년만에 문을 닫으며 마지막으로 연출한 작품은 ’고추장 떡볶이‘가 됐다.

‘의형제’로 2001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분 대상과 연출상을 받았고, ‘지하철 1호선’으로 한국과 독일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정부로부터 괴테 메달을 수상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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