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A-BNCT 개발로 '악성종양 교모세포종' 극복에 나서
폴란드 세계 BNCT 학술대회서 임상결과 발표 ... 4세대 꿈의 암 치료기, 안정성 입증...임상2상 앞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이 A-BNCT(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를 개발, 임상 1상을 마치고 완치율(5년 생존율) 8.9%에 불과한 악성 종양 교모세포종 극복에 한 발짝 다가갔다.
국내에서는 2023년 총 1962건의 새로운 교모세포종 환자가 진단됐다. 교모세포종은 신경상피종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교세포종의 42%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종양이다. 종양의 증식 속도가 빠르고 주변 뇌 조직으로 침투해 자라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렵다. 이런 특성으로 국내 교모세포종 환자들의 1, 2, 3, 5년 생존율은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각각 47.2%, 20.0%, 13.0%, 8.9%에 불과하다. 중간 생존기간이 14개월이며, 10년 생존율은 5.3%인 난치암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최초로 4세대 ‘꿈의 암 치료기’로 알려진 A-BNCT의 임상 1상을 마무리해 치료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개발 과정과 임상결과를 최근 폴란드에서 개최된 세계 BNCT 학술대회에 발표하며 관련 분야 세계 선두 의료기관으로 평가받았다.
A-BNCT는 붕소화합물을 체내 주입 후 붕소를 섭취한 종양세포에 중성자를 조사해 핵반응을 일으켜 종양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치료과정에서 정상세포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아 이론상 완벽에 가까운 암 치료 방법이다. 악성뇌종양이나 재발암 혹은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침윤성 암 등 기존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도 치료 가능한 획기적인 암 치료 방법이다. 또한 수차례 반복해야 하는 기타 방사선 치료와 달리 단 1회로 치료가 완료된다. 국내에서는 가천대 길병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다원메닥스 등과 공동 개발해 임상시험 중에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악성 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phase 1/2a clinical trial)을 진행, 치료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했다. 임상 1상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치료 받은 환자 6명 중 2명은 매우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으며, 2명은 기존 치료와 비슷한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2명은 추적기간이 짧아 기존 치료와 비교가 어려운 상태이다.
다만, 임상대상자들이 모두 재발한 교모세포종 환자임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치료성과로 평가된다. 첫 번째 임상 환자가 18개월 째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일상을 보내고 있고, 대부분의 환자가 기존 치료방법에 대비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난치성종양인 교모세포종의 근본적 치료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이다.
김우경 병원장은 “악성 뇌종양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나쁜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해 의미가 깊다”며 “가천대 길병원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BNCT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의료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을 총괄 진행하고 있는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는 2024년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폴란드 크라쿠프(Kracow)에서 진행된 국제 학술대회 ‘20th International Congress on Neutron Capture Therapy’에 임상결과를 발표해 호평을 받았다. 올해 20번째 개최된 이번 행사는 전 세계 BNCT 관련 의료기관, 연구소, 기업 등과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이다.
이기택 교수는 “첫 번째 환자가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일뿐 아니라 유효성 측면에서 기존 치료 대비 월등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치료가 어려운 암환자들을 위해 앞으로의 임상 과정도 내실 있게 진행 하겠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번 임상시험에서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환자 관찰과 치료를 지속하며 임상1상을 최종 완료하고 증례기록서(CSR) 제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환자들의 경과를 살펴 올해 내 임상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임상에서 다뤄진 교모세포종 외에도 두경부암, 악성뇌종양, 피부 흑색종 같은 난치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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