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연기로 시댁에 흥행 안긴 '신혼' 장나라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배우 장나라는 SBS 'VIP'에 출연하며 만난 촬영감독과 2022년 결혼했다. SBS '굿파트너'는 장나라가 결혼 이후 처음으로 출연하는 SBS 작품이다. 누군가는 시댁으로 돌아왔다고도 표현한다. 행복한 신혼 생활 속에서 시댁으로 돌아온 장나라는 남들의 이혼을 도와주는 이혼 변호사를 연기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 역시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을 준비 중이다. 다른 작품에서 비슷한 설정의 캐릭터를 맡았고 현실의 자신과도 괴리가 있는 역할이지만, 장나라는 어려운 조건을 이겨내며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연출 김가람·극본 최유나)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장나라는 17년차 이혼 전문 변호사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 역을 맡았다.
실제 이혼 전문 변호사이자 '메리지레드'라는 웹툰을 연재 중인 최유나 변호사가 직접 대본을 집필한 '굿파트너'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4회까지의 방송에는 다양한 이혼 케이스가 등장했다. 이제는 이혼에 대한 시선이 많이 변화했지만, 그럼에도 '남의 이혼'이라는 소재는 자극적일 수 밖에 없다. 이를 속도감 있는 전개로 풀어낸 '굿파트너'는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를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굿파트너'는 다양한 이혼 사례를 소개하는 동시에 차은경의 이혼이라는 큰 줄거리도 차곡차곡 빌드업해나갔다. 차은경의 남편 김지상(지승현)과 차은경의 비서 최사라(한재이)의 외도를 목격한 한유리(남지현)와 외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던 차은경이 이내 마음을 바꿔 '가장 완벽한 이혼쇼'를 시작하는 모습은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자극적인 소재가 단편적으로만 펼쳐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극을 이끌어가는 장나라의 존재감이다. 작품 속에서 장나라가 남편에게 배신당한 건 한 두번이 아니다. 오써니('황후의 품격'), 나정선('VIP'), 서재원('나의 해피엔드') 등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남편의 불륜으로 상처받는 인물을 맡았다. 비슷한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장나라는 앞선 작품이 생각나지 않는 연기로 '굿파트너'를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마치 가면을 쓴 듯 여러 모습을 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극 중 차은경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스타 변호사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앞에 있다면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어야만 한다. 이는 '10년째 내 일 처리하는 손에 맞는 비서'와 '13년째 내 아이 케어하는 애 아빠'가 외도를 벌였을 때도 적용된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대신 차분하게 증거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이혼을 막으려는 모습에서는 냉철한 모습이 돋보인다. 의뢰인의 이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에서도 당연하게 적용된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차은경이지만, 혼자 있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혼 소장을 받은 남편의 매몰찬 전화를 통해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을 터뜨리는 장나라의 모습은 한순간에 차은경을 입체적인 인물로 만든다. 후배 변호사에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외도를 저지른 사람도 재산분할에 대한 권리는 있다고 분명히 설명하라'고 가르치지만 외도를 저지른 자신의 남편에게는 '빈털터리로 몸만 나가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매력적이다.
자극적이여야 할 때는 충분히 자극을 주고 감정이 필요할 때는 순간적으로 감정을 터뜨리는 장나라의 연기는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2022년 결혼해 아직 신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장나라가 '이혼'이라는 주제 안에서 이토록 다양한 감정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새삼 놀랍게 다가온다.
1화 7.8%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굿파트너'는 4화 만에 13.7%로 껑충 뛰어올랐다. 무궁무진한 이혼 사례들과 차은경-한유리가 선보일 '사상최대의 이혼쇼'가 전개될 수록 시청률은 더더욱 오를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올림픽으로 인해 초반 상승세를 이어갈 수는 없다는 점. '굿파트너'는 오는 26일 5회를 방송한 이후 2024 파리 올림픽 중계로 약 3주간 방송이 결방된다. 6회는 오는 8월 16일에야 만날 수 있다. 짧지 않은 공백이지만, 장나라의 존재감만 계속 유지될 수 있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여력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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