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공격'을 막아라! 슬기로운 방어전략 여기 있습니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7. 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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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의 대변은 붉은색입니다. 주식인 크릴이 붉은색이거든요. 고래의 대변은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영양분을 해수면으로 뽑아 올리는 일종의 펌프 역할을 합니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해수면으로 올라와 배설을 하는데 그 대변이 바로 식물성 플랑크톤의 영양분이 되거든요." 한때 화제였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사 중 일부이다.

수다 중 단도직입적으로 업무 이야기를 꺼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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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민처방] 회사에서 잡담과 대화 사이의 적절한 지점은? (글 : 최정우 작가)

"대왕고래의 대변은 붉은색입니다. 주식인 크릴이 붉은색이거든요. 고래의 대변은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영양분을 해수면으로 뽑아 올리는 일종의 펌프 역할을 합니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해수면으로 올라와 배설을 하는데 그 대변이 바로 식물성 플랑크톤의 영양분이 되거든요."

한때 화제였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사 중 일부이다. 우영우는 고래 마니아다. 고래 얘기를 하고 싶지만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단 한 명, 사내 동료인 이준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우영우는 이준호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사람은 누구나 말하고 싶은 본능이 있다. 자신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끌리고 호감이 가는 이유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상대가 잘 들어주는데 그것만큼 편하고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문제는 이런 이야기를 회사에서 시도 때도 없이 늘어놓을 때다.

필자가 실제로 상담했던 사례다.

P 책임은 틈만 나면 L 주임의 자리로 왔다. L 주임의 책상 가림막에 기대 이 얘기 저 얘기를 늘어놨다. 김장 담근 얘기, 자식 자랑 얘기, 옆 부서 사람 흉보는 얘기, 시어머니와 싸운 얘기 등 정말 별별 얘기를 쏟아냈다. L 주임도 처음에는 잘 들어주었다. 상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저 일해야 해요"라고 상사에게 얘기할 수 있겠는가? P 책임은 한 번 오면 20~30분은 기본이었다. 일을 할 수 없었다. 덕분에 야근도 잦아졌다. 그렇게 두세 달이 지났다. L 주임도 한계가 왔다.

물론 상사, 동료 직원과의 관계는 중요하다. 상사나 동료 직원과 불편하게 지내고 싶은 직장인이 어디 있겠는가? 관계 유지를 위해 상사와 수다를 떨어주는 정도의 노력과 배려(?) 필요하다. 문제는 정도(程度)다. 직장에서 주변 사람들과 대체 얼마나 많이 수다를 떨어줘야 할까?

상사나 직장 동료와 적당히 수다를 떨어주고, 적당한 수다 거리(distance)를 두는 방법을 소개한다. (feat. 필자의 실제 경험 & 상담 사례)

첫 번째, 사적(私的) 수다를 공적(公的) 수다로 바꾸어라.

수다 중 단도직입적으로 업무 이야기를 꺼내는 방법이다. 적당한 틈을 보아야 한다. 이때다 싶으면 화제를 전환하는 것이다.

"아 맞다. 과장님 근데 제가 올려 드린 결제안(案) 보셨나요?"
 


대화의 소재를 사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순간 옮겨가는 기술이다. 부하 직원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대화 자체를 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무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냄으로써 업무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식도 줄 수 있다.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대화의 주제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라.

쉽게 말하면 말이 과한 상사나 동료 직원에게 "사적인 대화를 하는 공간과 공적인 대화를 하는 공간은 다르다"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다. 심리학에는 고전적 조건 형성(classical conditioning)이라는 이론이 있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자극과 새로운 반응을 새롭게 결합(結合) 또는 연합(聯合)시켜 주는 것이다.

말이 지나치게 많은 상사나 동료 직원의 머릿속에 다음과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이다.

기존의 인식: '부하 직원·동료 직원의 자리' = '사적인 얘기도 마음껏 늘어놓을 수 있는 공간'
새로운 인식: '부하 직원·동료 직원의 자리' = '업무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공간'

방법은 간단하다. 내 자리에서 상사나 동료 직원의 수다가 길어지겠다 싶은 순간 말을 꺼내는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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