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기로 자석처럼 꽃가루 원격 수집하는 나비

이병구 기자 2024. 7. 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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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나 나방이 날아다니며 몸에 정전기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 꽃가루 알갱이를 원격으로 수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샘 잉글랜드 영국 브리스톨대 생명과학과 연구원팀이 나비와 나방이 비행하면 몸에 정전기가 쌓이고 덕분에 꽃가루가 수 센티미터 거리까지 날아와 붙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벌이나 벌새 같은 동물은 정전기 덕분에 꽃가루를 몸으로 끌어당겨 수분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도 제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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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위에 앉아 있는 공작나비(학명 Aglais io). Sam England 제공

나비나 나방이 날아다니며 몸에 정전기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 꽃가루 알갱이를 원격으로 수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물 몸에 쌓이는 정전기의 양도 몸의 크기나 색깔처럼 적응해서 진화할 수 있는 특성이라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샘 잉글랜드 영국 브리스톨대 생명과학과 연구원팀이 나비와 나방이 비행하면 몸에 정전기가 쌓이고 덕분에 꽃가루가 수 센티미터 거리까지 날아와 붙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결과는 2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왕립학회 인터페이스 저널'에 공개됐다.

동물이 날아갈 때 공기 마찰을 통해 정전기가 축적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벌이나 벌새 같은 동물은 정전기 덕분에 꽃가루를 몸으로 끌어당겨 수분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도 제시된 바 있다. 연구팀은 나비나 나방 같은 곤충도 정전기와 수분 효율이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5개 대륙의 다양한 환경에 사는 11종 269마리의 나비와 나방이 만드는 정전기와 이들의 생태를 비교·관찰했다. 그 결과 나비와 나방이 날아다닐 때 몸에 정전기가 충분히 많이 축적되고 이들이 꽃에 접근하면 꽃가루가 당겨져 공기 중으로 날아온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잉글랜드 연구원은 "나비가 꽃을 수분하기 위해 꽃을 만질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라며 "나비가 수분 매개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생태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자연이나 농업에서 수분 매개자나 꽃가루의 정전기를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수분율을 개선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나비와 나방의 정전기 양이 기후나 생태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다양한 종에서 생태, 생활 방식과 정전기의 상관관계를 밝혀낼 계획이다.

<참고 자료>
- doi.org/doi/10.1098/rsif.2024.0156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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