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적중률 100%’…‘파일럿’ 물 만난 조정석, 이보다 웃길 순 없다[리뷰]

이승미 기자 2024. 7. 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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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적중률 100%.'

조정석의 빛나는 '원맨쇼'로 제대로 만개한 영화 '파일럿'이 올여름 성수기 극장가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한 도전장을 자신 있게 내민다.

영화 초반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으로 나락에 떨어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조정석이 연기하기에 비호감으로 느껴지지 않으며 오히려 성장형 캐릭터의 발전을 기다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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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웃음 적중률 100%.’

올여름 남녀노소 모든 관객을 만족하게 할 호불호 없는 잘 만든 코미디 영화가 탄생했다. 조정석의 빛나는 ‘원맨쇼’로 제대로 만개한 영화 ‘파일럿’이 올여름 성수기 극장가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한 도전장을 자신 있게 내민다.

31일 개봉하는 영화는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가 여장을 한 채 재취업에 성공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주인공 한정우 역을 맡아 원톱 주연으로 나선 조정석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예측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으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사회에 뿌리내린 남녀 차별, 성 인지 감수성 등에 대해서도 코멘트하며 ‘웰메이드’로서의 깊이를 더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조정석의, 조정석에 의한, 조정석을 위한 코미디

뭐니 뭐니 해도 이번 영화의 최대 장점은 단연 조정석이다. 이미 뛰어난 코미디 연기로 여러 작품에서 주목 받아왔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필모그래피에서 방점을 찍을 최고의 코미디를 선보인다. 특히 웃겨야 할 타이밍에 매번 적시타를 달리면서도 과한 선을 넘지 않는 그의 여장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여성스러운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강조하기 위해 여성을 희화화해 표현하는 여장 소재의 일부 할리우드 영화들이 실수를 답습하지 않고 웃기면서도 사랑스러운 여장 연기를 소화하기 때문이다.

배우 조정석 자체가 가지고 있는 높은 호감도도 이 영화의 장점이 됐다. 영화 초반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으로 나락에 떨어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조정석이 연기하기에 비호감으로 느껴지지 않으며 오히려 성장형 캐릭터의 발전을 기다리게 만든다. 여장 후 가족도 못 알아본다는 식의 비현실적인 설정도 조정석의 능청스러운 연기 하나로 모조리 설득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화려한 멀티캐스팅 부럽지 않은 앙상블

성수기 여름 극장에 개봉하는 일부 한국 영화들은 각각 원톱으로 영화를 이끌 만한 충무로 최고의 배우들을 모은 멀티캐스팅을 내세우며 관객몰이에 나서기도 하지만, ‘파일럿’은 그런 영화들과는 사뭇 다르다. 원톱 주인공인 조정석을 제외하면 ‘충무로 신예’에 가까운 배우들이 나머지 캐스트를 채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를 맡아 화려한 멀티캐스팅 부럽지 않은 매끈한 앙상블을 완성한다.

여장을 한 채 취업한 한정우와 로맨스와 우정을 오가는 오묘한 감정을 나누는 당차고 쿨한 파일럿 윤슬기 역을 맡아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이주명, 여장 한 한정우에게 반해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는 동료 파일럿 서현석 역을 맡아 신스틸러 역할을 해낸 신승호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중 가장 돋보이는 연기를 펼친 건 한정우의 동생 한정미 역을 맡아 한선화다. 뷰티 유튜버로서의 능력을 이용해 한정우의 ‘파격 변신’을 돕는 일등 공신 캐릭터를 맡아 극 중 조정석과 진짜 남매보다 더 진짜 같은 현실 케미를 선사하며 등장할 때마다 타율 높은 코미디를 선사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젠더 체인지 통해 전한 사회적 메시지

웃기기만 한 영화가 아니다.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던 주인공 한정우가 여자의 입장이 된 후 아직도 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남녀차별 여성을 향한 희롱적 언어와 행동을 몸소 체험한 후 달라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성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현실은 없는 억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내거나 일부 남성 캐릭터를 악인으로 몰아버리는 억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관객의 공감을 더욱 끌어올린다. 이 영화를 그냥 코미디가 아닌 ‘웰메이드 코미디’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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