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무너진 IT 벤처 신화' 카카오 김범수
머니S는 흙수저로 IT 성공 신화를 일궜지만 법정 구속으로 빛이 바랜 김 창업주를 24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오후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창업주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23일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창업주는 작년 2월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서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9일엔 검찰에 소환돼 20시간이 넘도록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을 받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은 일찌감치 구속됐다.
검찰은 카카오가 작년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는 과정에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의무(5%룰)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제기됐다.
김 창업주의 이력은 화려하다. 그는 네이버를 세운 이해진 의장 등과 함께 벤처 1세대를 주도한 인물이다. 1998년 한게임을 설립한 뒤 이해진의 네이버와 합병해 NHN을 만들었고 2010년 메신저 카카오톡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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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국정감사마다 표적이 되는 등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으로 경영진이 구속되자 사법 리스크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르렀다.
김 창업주는 서둘러 회사의 환골탈태를 선언하고 지난 1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발족해 자율경영 기조 대신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정신아 대표를 간판으로 내세워 새로운 변화를 선언했고 자신의 측근으로 불리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했다. 준법과 윤리 경영을 위해 외부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를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창업주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카카오 역시 고심이 깊다. 쇄신 경영의 구심점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의 주체인 김 창업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애써 추진 중인 여러 작업들이 정체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자회사 매각·상장이나 정신아 대표 체제서 강력하게 추진 중인 인공지능( AI) 사업도 선장을 잃은 상황에서 위기를 맞았다.
김 창업주는 구속 상태로 최장 20일 동안 수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김 창업주를 상대로 구체적인 시세조종 지시와 관여 여부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동안 혼란은 불가피하다. 창업주가 구속되는 최악의 사태는 면하기 위해 경영 쇄신에 사활을 걸었지만 무용지물이 됐다. 김 창업주가 다시 자유의 몸이 되더라도 겹겹이 쌓인 사법 리스크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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