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재회' 홍명보 감독·손흥민이 나눈 이야기, 아직은 못 듣는다...귀국 인터뷰 생략→7월 말 기자회견
[OSEN=고성환 기자] 홍명보(55)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과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그 내용을 들으려면 예상보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부임 이후 첫 공식 일정이었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다. KFA는 23일 늦은 밤 "유럽 현지 미팅을 위한 국가 간 이동 일정 및 귀국 항공편 등의 변수로 인해 귀국일정을 사전에 결정하지 못함에 따라 별도 귀국일정에 대한 안내 및 미디어 활동이 불가했다. 금일 현지 항공이 지연됨에 따라 귀국편을 탑승하지 못해 24일 귀국은 불가능함으로 방금 확인됐다"라고 알렸다.
당초 KFA 관계자는 OSEN과 통화에서 "홍명보 감독이 유럽 일정을 끝내고 24일 귀국한다. 입국 스케줄은 비공개다. 공항에서 미디어 활동도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항공편 문제로 하루 늦춰지게 된 것.
KFA는 "최종 귀국일은 25일 오전으로 예정하고 있으며 귀국 시 별도 공식 미디어 일정은 없고, 스케치만 가능하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인터뷰가 없다는 점은 그대로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3일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대표팀 수장이 된 그는 빠르게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15일 곧바로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홍명보 감독은 "이번 출장의 핵심은 앞으로 2년 반 이끌 외국인 코치 선임"이라며 "축구에 대한 철학과 비전,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감독인 제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해 직접 나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과 만남에 대해서도 예고했다. 그는 "이 부분은 유동적이다. 프리시즌 시기라 선수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다. 되도록이면 보고 오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유럽에 도착한 홍명보 감독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외국인 코치 면접을 진행했다. 그런 뒤 가장 먼저 만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지난 20일 잉글랜드를 찾아간 그는 동행한 KFA 직원까지 물리고 손흥민과 한 시간가량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KFA 관계자는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 선수의) 대화는 한 시간 정도 진행됐다. 두 분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이후 손흥민 선수나 감독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흥민과 이야기를 마친 홍명보 감독은 곧바로 독일로 이동했다. 그는 독일에서 또 다른 대표팀 주축 선수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재성(마인츠)을 연달아 만났다.
홍명보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세르비아였다. 그는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뛰고 있던 황인범, 설영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울산을 떠나 즈베즈다로 이적한 설영우는 생각보다 빠르게 홍명보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자연스레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홍명보 감독은 현재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손흥민과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깜짝 선임에 놀랐을 대표팀 선수들 분위기도 파악하고 앞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을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은 10년 전 대표팀에서 함께한 기억이 있다. 둘은 각각 감독과 선수로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치렀다. 결과는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 당시 눈물을 펑펑 흘렸던 '막내' 손흥민은 어느새 '캡틴'이 되어 홍명보 감독을 다시 보좌하게 됐다.
다만 홍명보 감독이 유럽 출장을 통해 대표팀 선수들과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을지 듣기 위해선 더 시간이 필요하다. KFA는 이번엔 출국 때와 달리 공항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달 말 열릴 예정인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나 홍명보 감독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7일 홍명보 감독 내정이 발표된 뒤로 약 3주 만에 열리게 되는 공식 기자회견. 과연 이 자리에서는 감독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조금은 가라앉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출국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을 어떻게 강하고 좋은 팀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머릿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많은 분의 걱정과 기대를 충분히 이해한다.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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