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실적·금리 지켜보며 숨죽인 美증시···S&P500 0.16%↓[데일리국제금융시장]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4. 7. 24.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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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존스 0.24%↓, 나스닥 0.06%↓
로이터 “오차범위 내 해리스 승리” 여론 조사
테슬라, 장종료 후 실적발표···EPS 전망치 하회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첫날 소폭 하락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NYSD)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구도 경쟁이 접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뉴욕증시 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자산 시장에서 트럼프 승리를 전제로 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23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7.35포인트(-0.14%) 하락한 4만358.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8.67포인트(-0.16%) 내린 5555.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22포인트(-0.06%) 미끄러진 1만7997.35에 장을 마감했다. AXS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인 그렉 바숙은 “이날 흐름은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 미국의 정치적 상황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1018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날부터 이날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가 44%를 기록, 42%인 트럼프를 오차범위(±3%포인트) 내에서 앞섰다고 보도했다. 제3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42%, 트럼프 전 대통령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 8%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접전 구도는 주식 시장이 트럼프 승리를 전재로 거래하는 ‘트럼프 트레이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는 소형주 거래는 유지됐다. 이날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은 1.02%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9월 금리 인하, 12월까지 3차례 인하 전망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업체 NXP세미컨덕터의 주가가 7.58% 하락했다. NXP는 지난 분기 주당순이익(EPS)을 3.2달러로 발표해 전망치 3.21달러에 미달했다. 무엇보다 3분기에도 매출이 기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고 제시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의 주가는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11.96% 상승했다.

장종료 후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는 장중 2.04%하락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2.77% 추가 하락하고 있다. 테슬라는 2분기 매출이 25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월가 전망치(245억 달러)를 상회했지만 EPS가 0.52달러로 월가 전망치 0.61달러를 밑돌았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분기에 847억4000만 달러 매출에 1.89달러의 EPS를 기록했다고 장 종료 후 밝혔다. 시장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841억9000만달러와 1.84달러를 각각 조금씩 웃돌았다. 구글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0.07% 상승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9% 올라 거래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6월 미국 주택매매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6월 주택매매건수는 전월 대비 5.4% 감소한 연환산 389만 채로 월가의 전망치 395만 채를 밑돌았 202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거래 감소는 4월 6.9%였던 모기지 금리가 현재 7.2%로 상승하고, 주택매매 선행지표인 잠정주택매매와 모기지 대출 신청이 4월과 5월 모두 급락한 점을 고려할 때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인트MLS의 이코노미스트 리사 스튜어테번트는 “매물 자체는 다소 늘었지만 대부분의 주택 가격이 1년전 보다 높아 구매자들이 가격에 압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주택 시장이 기존 매물 부족에 따른 침체 국면을 지나 수요 부족으로 인한 거래 둔화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지표는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1.9bp(1bp=0.01%포인트) 떨어진 4.24%를 기록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9bp 하락한 4.482%에 거래됐다. 이날 국채금리 하락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접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미국 국채 시장은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익률이 상승했다. 관세 인상 등 트럼프 정책이 시행되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가상자산은 하락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처음으로 거래됐지만 이더리움은 전장대비 소폭 하락한 3487달러 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3.2% 하락한 2164달러를 기록했다. 넥소의 공동설립자 안토니 트렌체프는 “비트코인이 최근 최고치에서 하락한 것은 카말라 해리스가 미국 대선에 갑자기 등장한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가상자산 친화적 후보로 꼽히는 트럼프로 기울어지는 것처럼 보였던 대선 구도에 불확실성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파산한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고객 손실 보상 작업의 일환으로 약 5000개의 비트코인을 지갑에서 옮긴점도 공급 부담 우려를 더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4달러(1.84%) 하락한 배럴당 76.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39달러(1.69%) 떨어진 배럴당 81.01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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