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대신 살아남았지만…LG 엔스, 켈리를 향한 고마움 품고 던진다 “켈리는 나의 롤모델, 나도 발자취 따라갈 것”[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7. 2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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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사직 롯데전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LG 디트릭 엔스. 사직 | 김하진 기자



LG에서 5년 반을 뛴 케이시 켈리가 떠난 뒤 홀로 남은 디트릭 엔스가 팀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증명했다.

엔스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2-1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1-0의 아슬아슬한 점수차를 지켜낸 엔스는 8회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올시즌 롯데전 4경기에서 3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이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팀 승리에 이바지했고 롯데전 승률 100%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이날 피칭을 하는 엔스는 마음 속에 켈리의 당부를 새겼다. 불과 최근까지만헤도 엔스는 퇴출 위기에 처해 있었다. LG는 외인 투수 교체를 통해 승부수를 던지고 싶어했고 엔스와 켈리를 저울질하다 켈리를 내보내기로 했다. 새 외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계약했다.

엔스는 잔류에 성공했지만 켈리에 대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켈리의 이름이 적힌 모자를 쓰고 호투를 펼쳤다.

경기 후 엔스는 켈리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켈리는 나의 롤모델이었다. 많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슬프기는 하지만 내가 앞으로 잘 던지는게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LG 디트릭 엔스. 연합뉴스



켈리는 LG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떠났다. LG가 이례적으로 고별식을 한 이유다. 엔스도 그 장면을 보면서 감명깊었다. 그는 “켈리는 KBO리그에서 많은 기록들을 세웠고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그리고 LG의 우승을 이끈 챔피언이었다”라며 “구단이 켈리의 공헌에 감사함을 표한건 굉장히 멋있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스 스스로도 “좀 더 동기부여가 된다”라며 “거창하게 미래의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나도 하루하루 충실히 최선을 다하다보면 켈리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마음을 다졌다.

올시즌 처음으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엔스가 적응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이도 켈리다. 엔스는 “시즌 초반에 좀 어려울 때 켈리 선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켈리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잘 던지다보면 분명 네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그 어려움을 이겨내서 시즌을 끝날 때 쯤에는 너의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니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고 그와의 대화를 전했다. 엔스는 “켈리가 5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KBO리그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다. 비록 업다운도 있었지만 꾸준함의 대명사가 되는데까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집중해서 후회하지 않는 모습을 남긴게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이제 엔스가 할 일은 켈리가 보여줬던 그 모습을 자신이 구현하는 것이다. 그는 “나도 앞으로서 최선을 다해서 주어진 기회 속에서 충실히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도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켈리가 자신에게 해줬던 것처럼 새로 합류하는 에르난데스에게도 적응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엔스는 “그 선수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루 빨리 에르난데스를 만나고 싶고 기대가 된다”며 “에르난데스가 잘 할 수 있게끔 옆에서 응원할 것이다. 질문이나 궁금한게 있으면 나도 기꺼이 대답을 해주고 서로 도울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LG를 떠난 케이시 켈리. 정지윤 선임기자



사직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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