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침착맨’ 하남, 90+7분 극장골 비하인드…“다들 옆에 패스하라고 했어, 날 믿는 줄 알았는데” [MK인터뷰]
전남드래곤즈 간판 공격수로 성장하고 있는 공격수 하남이 성남FC 원정경기 막판 역전 결승골 뒷이야기를 알렸다. 동료들에게 약간의 서운함이 있던 모양이다.
전남은 2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24라운드 성남 원정경기에 나섰다.
이날 전남은 전반 26분 성남 이중민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22분 노건우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 성남의 기세를 누르고 분위기를 가져온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 하남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전까지 전남은 11경기 무패를 달리며 엄청난 상승세를 유지하다 직전 부산아이파크전에서 2-3 패배를 당했다. 당시 경기에서 공격의 핵 발디비아가 머리 충돌로 의식을 잃은 안타까운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발디비아는 빠르게 의식을 되찾았고, 검사 결과 큰 이상이 없어 이번 경기 휴식을 취했다.
이런 상황에 전남은 외국인 선수 없이 어린 선수들이 대거 선발로 나섰고, 성남 원정경기에서 끌려가던 와중 승부를 뒤집는 힘을 보여주며 K리그2 우승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경기 승리 1등 공신은 결승골의 하남이다. 하남은 이날 성남을 상대로 다소 고전하는 듯했지만, 후반전 점차 전남의 경기력이 올라오며 공격에서 빛을 발휘했고, 막판 과감한 슈팅이 최필수 성남 골키퍼 선방을 뚫고 골망을 가르며 포효했다.
결승골 당시를 회상하면서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들 ‘(슈팅)때리지 마’, ‘옆에 (패스)줘’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라며 “저는 당시 앞에 수비가 달라붙지 않길래 이건 내가 슈팅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에라 모르겠다고 때렸는데 들어갔다. 당시 주변에서는 옆에 주라고 하다가 골이 들어가니까 모두가 일어나서 기뻐했다. 그래서 제가 ‘믿어줘’라고 했다. 옆에 더 좋은 기회가 있는 동료가 있었는데 제가 욕심부려서 슈팅했다. 운 좋게 골이 돼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숨은 이야기를 전했다.
하남은 이날 결승골 후 발디비아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보여준 뒤 팬들에게 향했다. 이를 두고 “발디비아 걸개가 걸려있었다. 그래서 발디비아 세리머니를 하고 걸개가 보여서 팬들에게 갔다. 세리머니를 하려고 했는데, 딱히 취할 포즈가 없었다. 그래도 팬들께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팬들께서 멀리까지 응원 와주셨는데, 와주신 팬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디비아의 세리머니를 두고는 “제가 뺏으려 한다. 제가 더 잘하는 것 같다”라며 “오늘 골로 8골이다. 발디비아를 넘어섰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를 두고 하남은 “딱히 비결이라기보다는 심리적으로 부담 갖지 말고 인내하자고 많이 생각했었다. 초반에 주춤했었다. 그 사이 (김)종민이 형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는 더 인내하고 기다렸다. 종민이 형이 안타까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기회를 잡았지만, 계속해서 득점하게 되며 현재는 자신감도 올라가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날 전남 이장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일부 사람들이 전남이 운이라고 말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그게 전남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안양과 선두 경쟁을 두고는 “지금 같은 기회가 또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진짜 다 왔다는 생각과 마음으로 마지막 후반기 해보려는 마음이다. 모두가 리그 우승을 말하고 있다. 다 같은 생각이고, 분위기도 그렇다. 결과도 잘 따라와 주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하남은 유튜버이자 웹툰 작가로 활동하는 ‘침착맨’ 이말년(이병건) 닮은 꼴로 유명하다. 그는 “저도 ‘침착맨’ 너무 좋아한다. 평소에도 닮았다는 말 자주 듣는다. 정말 잘 생기셨다고 생각한다. 별명이 마음에 든다”라고 웃었다.
[탄천(성남)=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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