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의대 교수들 “다른 병원 전공의, 하반기 안 받겠다”
서울대·울산대·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고려대 6개 의대 교수들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들의 온전한 복귀 없이 일부 충원에 의존하는 미봉책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려우며, 특히 상급 연차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는 1년 차 전공의 수련의 질 저하가 매우 우려된다”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들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주요 병원 교수들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가뜩이나 하반기 모집에 관심을 보이는 전공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9월 전공의 복귀 움직임을 더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본지에 “각 병원은 전공의법에 따라 수련 계약과 수련 규칙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임용한 전공의들을 제대로 수련시키지 않으면 수련 환경 평가를 통해 수련 병원 자격이 박탈되거나 전공의 정원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전공의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련 환경 평가 결과가 2년 연속 기준에 미달하거나 평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 수련 병원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까지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하지 않은 수련 병원에 대해 ‘내년 전공의 정원 감원’을 검토할 예정이다. 전공의 비중이 높은 수련 병원 입장에선 불이익일 수밖에 없다.
수련 병원들은 지난 22일부터 새롭게 하반기에 수련할 전공의를 모집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은 수련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대형 병원의 한 전공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응하지 않으려고 한다. 주변에도 복귀할 의사가 있는 전공의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환자 단체는 일부 의대 교수가 신규 전공의 수련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을 비판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지방에서 서울로 지원하는 전공의 진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라며 “환자의 생명을 포기하고 국민의 치료권을 방해하는 행동은 자랑스러운 학풍이 아니라 몰염치하고 반인륜적 학풍임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철회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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