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는 주말 장마 끝, 중부는 태풍 ‘개미’에 달렸다
이달 말 중부 마지막 장맛비 올듯
올해 장마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한반도에 폭염을 몰고 오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든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이번 주말쯤 장마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은 현재 대만 부근에서 북상 중인 3호 태풍 ‘개미’가 장마 종료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남동부를 향해 북상 중인 ‘개미’의 영향으로 23일 장마전선(정체전선)이 중부지방을 지나 북한 쪽으로 이동했다. 거대한 저기압인 태풍이 북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장마전선까지 북쪽으로 밀어낸 것이다.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26일을 전후해 내리는 비가 마지막 장맛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북상하는 태풍과 북태평양고기압 사이에 잠시 바람길이 열리는데, 이때 전라·경상권과 제주도 일부 지역에 강한 비가 예상된다. 이 비가 그친 후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 지방 상공까지 세력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장마전선이 생기더라도 북태평양고기압에 진로가 막혀 남부 지방 아래로는 내려가기가 힘들어진다. 장맛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고, 소나기나 저기압 등에 의한 비만 내리게 된다.
중부지방 장마 종료는 이르면 24일, 늦으면 이달 말로 전망된다. 태풍 ‘개미’의 경로와 소멸 시점이 변수다. ‘개미’는 이번 주말을 전후해 중국 허난성 신양시 인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해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은 소멸하면서 다량의 수증기를 남긴다. 이 수증기는 서풍에 실려 이동하면서 비구름대를 형성하고 한반도 어딘가에 비를 뿌린다. 기상청은 현재 태풍의 예상 경로대로면 29일~다음 달 1일 북한 쪽에 위치한 장마전선을 강화해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마지막 장맛비를 뿌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태풍 경로가 점점 서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수증기가 우리나라까지 오기 전에 중국 내륙에서 비로 소진될 수도 있다. 그러면 수도권과 강원도에 약한 비가 내리는 24일이 중부지방의 장마 종료 시점이 된다.
지난달 말 시작한 올 장마는 지난 22일까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 기준 432㎜를 기록해 평년(286.9㎜)을 크게 웃돌았고, 1973년 이후 역대 6위를 기록했다. 중부는 451.6㎜, 남부는 417.9㎜, 제주는 518.3㎜로 각각 평년 값인 262.8㎜, 304.2㎜, 308.5㎜보다 많았다. 특히 장마전선이 오래 머문 충청권에 평년(245.4㎜)의 배 이상인 520.7㎜가 쏟아지면서 역대 둘째로 많은 비가 내렸다. 비도 자주 내렸는데 전국 평균 강수 일수는 17.8일로 평년(13.9일)보다 4일가량 많았다. 특히 수도권은 장맛비가 내린 날이 18일로 평년보다 6일 많았다.
한편 23일 기준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내려진 폭염 특보는 24일 전역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도 예상된다.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23~28도, 낮 최고기온은 29~34도로 예보됐다. 25일은 낮 기온이 소폭 올라 최고 35도가 예상된다. 습도가 높아 체감 기온은 실제 기온보다 2~3도 높기 때문에 본격적인 ‘한증막 더위’가 시작되는 셈이다.
낮 동안 기온이 가파르게 오르는 영향으로 24~25일 내륙을 중심으로 강한 소나기가 쏟아질 전망이다. 24일 강수량은 수도권 5~30㎜, 강원도 5~40㎜, 충청·전라·경상권 5~50㎜로 예보됐다. 25일은 내륙에 5~40㎜, 제주에 5~60㎜의 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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