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韓 충돌, 국정과 국민 위해 여기서 끝나야
한동훈 후보가 23일 국민의힘의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 62.8%라는 압도적 득표를 했다. 총선 석 달 전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돼 선거를 이끌다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103일 만이다. 여당의 쇄신과 변화, 새로운 당정 관계에 대한 당원과 민심의 기대를 안고 당 대표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한 대표 앞에는 많은 난제가 놓여 있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윤석열 대통령과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재설정하는 문제다. 이번 전당대회가 극한 갈등과 내분으로 치달은 근본 원인은 이 경선의 바탕에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대결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 폭로, 공소 취소 요청 폭로 등이 이어졌다. 총선에서 참패해 108석 소수당으로 쪼그라든 집권당이 쇄신하고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곧 갈라 설 사람들처럼 싸웠다.
양측이 이렇게 충돌하는 것은 결국 김건희 여사 문제 때문이다. 한쪽은 감싸려고만 하고, 다른 쪽은 협의 없이 다른 목소리를 내니 부딪히기만 한다. 한 대표는 당선 후 “내 정치적 목표는 윤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도 “우리는 운명 공동체”라고 했다. 이제는 서로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더 이상 갈등은 대통령과 한 대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시로 소통·협력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하고 국정도 성공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쪼개진 국민의힘 내부도 수습해야 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다. 서로 폭로하고 공격하다 자해 행위만 거듭한 최악의 전당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당대회 투표율까지 하락했다. 이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한 대표는 무엇보다 많이 듣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슨 일이든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자세는 당 대표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는 여권 전체의 조정자가 되기도 힘들다. 친윤계도 한 대표에게 계속 상처를 주고 낙마시키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친윤계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채 상병, 김건희 여사 특검과 대통령 탄핵, 각종 입법 폭주 등 정치 현안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 와중에 대통령과의 이견이 언제든 노출돼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지뢰밭을 건너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야당과 대화하면서 연금·노동·교육·의료·규제 개혁 등 국정 과제를 추진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 역대에 이런 여당 대표의 처지가 없었다. 이 실타래를 푸는 첫걸음 역시 윤 대통령과 신뢰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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