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명상] “그냥 아프기만 하면 돼” 일상 속 쉼을 선물하는 반가운 특별 손님 ‘감기’

성소은·'반려명상' 저자 2024. 7. 2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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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가끔 맞이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일 년 내내 소식 한번 없다가 불현듯 찾아옵니다. 무례한 듯 반가운 특별한 이 손님은 ‘감기’입니다. “나 감기야.” 분주한 일상은 저절로 ‘잠시 멈춤’ 상태가 됩니다. 이제부터는 ‘오직 아플 뿐’ 모드로 전환합니다.

어차피 맞은 손님이니 ‘그’를 환대합니다. 세상에 나와 감기만 있는 것처럼 온전히 함께합니다. 여러 감기 증상 중 하이라이트는 몸이 땅속으로 꺼지는 것 같은 몸살 기운입니다. 몸이 어디론가 아스라이 사라지나 보다 하면 살아있는 의식이 누워있는 몸을 보며 말합니다. “어서 와! 여기는 감기 월드야. 너는 자유야. 여기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냥 푹 아프기만 하면 되는 거야.” 몸이 답합니다. “그래. 백 퍼센트 아프기만 하자.” 유사 임사 체험 같은 시간이 지나면 쨍 하고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감기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일상에 브레이크를 걸어 안전을 확보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깜짝 선물입니다. 감기가 찾아오면 몸을 재정비하고 마음도 쉬어가는 호기(好機)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바쁘다는 핑계로 방치했던 몸에 쉼을 주고, 따끈한 생강차 한 잔을 음미하며 몸이 있는 자리에 마음도 머물도록 해봅니다. “지금 이대로, 있는 그대로 나는 온전합니다.” 콜록! 효과음까지 완벽합니다. 감기 따위가 훼손할 수 없는 나의 온전성을 긍정하다 보면 감기는 인사도 없이 떠나고 온전한 나만 남아 있습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불청객 감기는 썩 괜찮은 명상 도반입니다. /성소은·'반려명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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