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임수]‘아빠찬스’로 63배 수익… 대법관 후보 딸의 기막힌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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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본인 46억 원, 로또복권 운영사 대표인 남편 117억 원가량이다.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에 '무직'이라고 써낸 이 후보자의 26세 장녀는 서울 용산구 재개발구역에 다세대주택을 갖고 있다.
딸은 2년 전 학생 신분으로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전세를 끼고 7억7000만 원에 이 집을 샀다고 한다.
이른바 '아빠 찬스'로 재개발 호재를 노린 '갭 투자'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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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본인 46억 원, 로또복권 운영사 대표인 남편 117억 원가량이다.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에 ‘무직’이라고 써낸 이 후보자의 26세 장녀는 서울 용산구 재개발구역에 다세대주택을 갖고 있다. 딸은 2년 전 학생 신분으로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전세를 끼고 7억7000만 원에 이 집을 샀다고 한다. 전세보증금을 뺀 5억1000만 원 중 3억800만 원은 아버지에게 증여받고, 2억200만 원은 아버지에게 빌려서다. 이른바 ‘아빠 찬스’로 재개발 호재를 노린 ‘갭 투자’를 한 셈이다.
▷딸은 1년도 되지 않아 아버지에게서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 현금 대신 스타트업의 비상장주식을 넘기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비상장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도 아빠 찬스가 동원됐다. 이 스타트업은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이 퇴사해 2017년 설립한 화장품 연구개발 기업인데, 아버지 조모 씨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딸도 아버지 추천으로 주식 800주를 1200만 원에 사들였다. 300만 원은 본인이 저축한 돈이고, 900만 원은 아버지에게 증여받았다.
▷지난해 5월 딸은 보유 주식의 절반인 400주를 아버지에게 3억8529만 원에 팔았다. 매수 당시 주당 1만5000원이던 주가가 6년 만에 96만 원을 웃돌며 63배 넘게 뛴 셈이다. 엄청난 시세차익으로 발생한 7800만 원가량의 양도소득세도 아버지가 내줬다. 결론적으로 딸은 자기 돈 300만 원만 들여 주식 투자로 3억8000만 원 넘게 벌고, 이걸로 부동산 갭 투자 하면서 아버지에게 빌린 돈을 퉁친 셈이다.
▷주식 매도 가격은 해당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받았을 때의 시가를 따랐고, 딸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빠짐없이 증여세를 납부했다는 게 이 후보자의 설명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은 씁쓸하다. 불법이나 위법은 아니지만 고위 법조인들이 ‘엄빠 찬스’ 등을 이용해 경제력 없는 자녀에게 편법 증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얼마 전 취임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도 국회 인사검증 과정에서 20세 딸이 증여받은 3억 원으로 재개발을 앞둔 어머니 명의의 땅을 헐값에 산 게 드러나 공분을 샀다.
▷오 처장의 딸은 아버지가 소개한 법무법인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3700만 원을 벌었는데, 이 후보자 딸 역시 지분 투자한 스타트업에서 아르바이트와 인턴을 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는 딸의 주식 매입 자금 중 400만 원이 직접 모은 돈이라고 했다가 300만 원이라고 말을 바꿨다. 대법관은 어느 공직보다 높은 도덕성과 준법의식,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이 후보자는 “편법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지만, 남의 잘못을 심판하는 법관의 ‘꼼수 증여’가 판칠수록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은 높아질 뿐이다.
정임수 논설위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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