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즐기자! 파리 올림픽

송용준 2024. 7. 2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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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코앞인데 열기 예전만 못해
韓 최악성적 전망에 광고도 시들
땀으로 쓴 ‘감동의 드라마’ 보며
가족과 지인과 소통의 계기되길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긋지긋했던 코로나 시대를 끝내고 맞은 첫 올림픽이라 스포츠 팬에게는 기대가 큰 대회다. 하지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올림픽을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만큼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특히 이번 파리 대회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 규모는 140여명으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래 최소라고 한다. 여기에 대한체육회가 밝힌 금메달 목표도 5개에 그쳐 근래 들어 최악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더해진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이전 같으면 많은 기업의 올림픽 관련 광고들이 넘쳐났지만 이번에는 국내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도 이전보다 시들해진 모습이다.
송용준 문화체육부장
여기에 더해 7시간의 시차도 이번 파리 올림픽을 보기에 악조건이라고 한다. 대부분 중요한 경기가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열리기 때문이다.

또한 섭씨 40도에 달하는 파리의 한여름 날씨에도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게 했다, 일부 수영 경기가 열리는 센강의 수질은 여전히 좋지 않다, 물가 폭등과 불편으로 올림픽을 반대하는 파리 시민들이 적지 않다, 각종 테러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등등 현지에서 나오는 얘기들도 밝지만은 않다. 들려오는 소식대로라면 파리는 더는 낭만과 예술의 도시는 아닌 것만 같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이 시작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올림픽만이 주는 흥분과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모든 스포츠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듯, 스포츠는 보는 것과 참여하는 것 모두가 행복감을 주는 행위다. 특히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펼치는 멋진 장면들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신체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미학적 재미도 준다.

이보다 올림픽이 더 큰 흥분을 주는 것은 국가 간 경쟁이라는 요소다. 올림픽은 일정 정도 나라와 나라 간 전쟁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나마 전 세계에 분쟁과 전쟁이 이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올림픽 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림픽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의 경기 장면 하나하나에 그들이 그동안 흘린 피, 땀, 눈물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드라마의 각본보다도 더 극적이고 감동적인 장면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을 넘어 시선을 글로벌하게 넓히면 그 감동의 장면들은 훨씬 늘어난다.

이제 파리 올림픽을 제대로 즐길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자. 시작은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다. 새벽 경기가 많으니 보고 싶은 주요 경기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시청 계획을 세워두면 좋다. 세계일보 지면에 실릴 올림픽 캘린더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새벽 TV 보기가 힘들다면 재방송이나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경기를 다시 보며 감동을 곱씹는 것도 올림픽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성적에 집착하며 올림픽을 보는 건 이젠 촌스러운 일이다. 이미 3년 전 도쿄 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확인했듯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선수들은 금메달에만 매달리지 않고, 경기를 즐기며 전 세계 동료들과 우정을 나눌 줄 아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한국 선수들이 메달에 연연했던 것은 그만큼 국력이 약한 한국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결과라는 진단도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고 젊은 세대는 그것을 누릴 줄 안다. 기성세대도 올림픽을 여유롭게 즐겨보자

올림픽은 또한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학교나 직장 동료, 혹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랜선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소통의 장이다. 각종 기업체 등의 올림픽 이벤트에 참여해 보는 것도 파리 대회를 재미있게 즐길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아! 그리고 잊지 말자. 파리 올림픽이 끝나면 곧이어 파리 패럴림픽이 열려 또 하나의, 아니 더 큰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는 점을.

송용준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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