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같이 산 아내 온몸 때렸다…결국 숨지게 한 남편 '징역 10년'

/사진=뉴시스

설 연휴에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태웅)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64)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설 연휴인 지난 2월 12일 오전 6시30분쯤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아내 B씨(74)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술에 취한 채 집에 들어가려 했지만, B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방충망을 뚫고 들어간 뒤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상해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술에 취해 모든 일을 기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시신 부검 결과에 따르면 얼굴과 상·하반신, 몸통, 팔다리 등에 상처가 확인됐다"며 "피고인 주장처럼 손바닥으로 이마나 뺨을 몇 차례 때린 정도가 아니라 여러 차례 가해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의 체격 차이 등을 보면 피해자는 저항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자신의 가해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30년 넘게 함께 생활한 배우자를 무차별적으로 가격해 상해를 입히고, 결국 사망까지 이른 것으로 범행이 잔혹하고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다른 조치를 취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조처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