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유모차 끌어도…“해변으로 가요!”

민소영 2024. 7. 2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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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산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나는 여름 휴가철이지만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인데요.

제주의 한 청소년들이 장애인 등 관광 약자들도 바다를 즐길 수 있도록 떠올린 생각을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름 햇볕이 내리쬐는 푸른 제주 바다.

휠체어를 탄 사람들이 새하얀 모래사장으로 내려옵니다.

물에 뜨는 수중 휠체어로 갈아탄 뒤, 바닷물에 들어갑니다.

손으로 노를 저으며 멀리 나아가보기도 합니다.

10년 만에 바다에 둥둥 뜨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한때 수영을 좋아했지만 장애를 얻은 뒤로 물놀이는 언감생심이었습니다.

[송윤호/서귀포시 표선면 : "그냥 막 좋았어요. 바다에 한 10년 동안 못 들어가다가 들어가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청소년들의 아이디어에 지역 행정기관과 장애인복지기관의 협력, 기업 후원이 더해져 제주에서 처음으로 '무장애 해수욕장'이 시범 운영됐습니다.

[최지슬/표선고등학교 3학년 : "관광 약자의 (무장애 관광) 진흥, 아니면 '보장해 주자' 그런 게 아니라 '무장애 관광을 하자. 아예 장애를 느끼시지 않도록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하자' 이런 것을 주제로 (기획했습니다)."]

특수 재질의 깔개는 발이 푹푹 꺼지는 모래사장도 휠체어로 다닐 수 있고, 설치와 철거가 쉽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장애물 없이 관광을 즐기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김민석/동부종합사회복지관 과장 : "해수욕장에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조례 개정이 필요하고, 그 개정을 통한 예산 배정으로 제주도 해수욕장, 많은 해수욕장이 조금 더 교통 약자에게 포용적인 공간이 되고."]

모래사장을 거닐고, 바다를 만나는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큰 장벽이었는데, 지역 청소년들의 실천으로 벽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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