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고 밀치고 때리고..'무질서 팬vs과잉 경호' 자강두천 싸움 [Oh!쎈 초점]

김나연 2024. 7. 2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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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공항, 김성락 기자] 16일 오후 배우 변우석이 해외일정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배우 변우석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4.07.16 / ksl0919@osen.co.kr

[OSEN=김나연 기자] 과잉 경호 논란이 지나가면 무질서 팬들의 문제가 떠오른다. 스타들의 출, 입국 과정에서 공항 내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은 오랜기간동안 해결되지 못한 난제로 남아 여전히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2일, 배우 변우석에 대한 과잉 경호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변우석은 팬미팅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했다. 이 과정에 경호업체 측이 게이트 일부를 통제하는가 하면, 라운지에 있던 이용객들을 향해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플래시를 쏘고 항공권 및 여권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됐다.

출입구 게이트의 경우 유명인이 출국하거나 방한할 경우 공항경비대 측이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안전사고를 대비해 필요한 조치인 것이다. 하지만 라운지 이용객들의 항공권, 여권을 확인하는 행위는 명백한 월권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경호업체 대표는 OSEN과의 통화에서 플래시 이용 건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항공권 등을 확인한 것에 대해서는 "라운지 주변에 티켓이 없는데도 들어가려고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럼 주변이 굉장히 혼잡하다. 그래서 공항 경비대와 차단했다. 그와중에도 면세품을 받으러 왔거나, 용무가 있는 분들은 들어가도록 조치했다"라고 해명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러 매체를 통해 항공권 검사 등의 행위는 공항경비대와 협의가 이뤄진 행동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승객의 신분증이나 항공권은 공항경비대 또한 함부로 검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것.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대중의 반발은 거셌다. 더군다나 라운지의 경우 출국 수속을 모두 마친 승객들만 이용할수 있는 공간. 이미 적법한 절차를 거쳐 라운지에 들어간 이용객들에게 플래시를 쏘고 항공권이나 여권을 사설 경비업체가 임의로 확인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인천공항공사는 변우석 경호업체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며, 경찰은 경호업체 직원 6명에 대해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강요죄 적용 여지가 있는지 내사에 착수했다.

[OSEN=인천공항, 김성락 기자] 16일 오후 배우 변우석이 해외일정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배우 변우석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4.07.16 / ksl0919@osen.co.kr

이 같은 과잉 경호 논란은 이전부터 꾸준히 문제가 돼 왔다. 지난해에는 보이넥스트도어를 경호하던 경호원이 멤버들을 카메라로 찍고 있는 한 여성팬을 세게 밀쳐 팬이 뒤로 넘어지는 모습이 포착돼 비판을 샀다. 영상이 확산되자 소속사 측은 "직접 피해를 입으신 분께는 별도로 사과의 말씀을 드렸으며, 사후 케어를 위해 심신의 건강과 소지 물품 이상 유무 등을 여쭙고 있다. 해당 경호인력은 향후 당사 아티스트 현장에 배치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당사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호 인력에 대한 경호 가이드 및 교육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앞서 NCT DREAM 입국 현장에서 경호원이 한 여성팬을 밀쳐 골절상을 입히는 일도 있었다. 해당 팬은 구조물에 부딪혀 늑골이 골절되는 전치 5주의 상해를 입었고, 해당 경호원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에는 김포공항에서 입국 중인 아이돌을 촬영하던 여성 팬이 경호원에게 머리를 구타당하는 등 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글과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경호업체 측은 "팬이 촬영하며 가까이 붙는 것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카메라를 밀쳤을 뿐"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우석 논란이 채 사그라들기도 전인 지난 22일에는 크래비티의 경호원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해 뇌진탕진단을 받았다는 폭로글이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자신을 미성년자라고 밝힌 누리꾼은 크래비티가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던 당시 경호원에게 머리를 구타당했으며, 자리를 피하자 '더 해봐라'라는 식으로 조롱을 하기도 했다고. 이에 소속사는 "당사는 당시 사안을 인지한 즉시 해당 경호 업체와의 크래비티 현장 경호 관련 협력 관계를 종료했다. 더불어 향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경호 프로토콜 및 교육 절차를 마련하여 팬 여러분과 아티스트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사과했다.

[OSEN=지형준 기자] 그룹 NCT127이 18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NCT127는 지난 16일 인천공항에서 입국할 당시 경호원이 사진 기자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SM 측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문제가 된 경호원과 매니저는 징계를 받게 됐다. /jpnews@osen.co.kr

'과잉 경호' 논란에는 '무질서 팬'에 대한 문제가 따라붙는다. 몰려드는 인파 속에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것. 연예인이 출국 및 입국을 할 때면 공항에는 취재를 위해 사전 고지를 받은 취재진들 외에도 그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전에 펜스를 설치해두는 경우도 있지만 무시한 채 가까이 달려들어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였다.

불과 지난달에는 라이즈 입국 당시 질서를 지키지 않고 달려드는 팬들 때문에 자동문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라이즈는 지난해에도 무질서한 팬들때문에 경호원과 멤버까지 밀려나 휘청거리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됐던 바. 이밖에 엔하이픈, 배우 김지원, 트레저 등 유명 스타들이 빼곡히 몰려든 인파 사이에 끼여 힘들게 비집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트와이스 지효는 과거 팬들에게 밀려 넘어져 부상까지 입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잉 경호를 하는 것이 무질서 팬들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필요 이상의 대응으로 인해 애먼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경호의 의미가 퇴색될 뿐이다.

사실 이 같은 딜레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법은 간단하다. 팬은 공항에 몰려가지 않으면 되고, 경호원은 맡은 바에만 충실하면 된다. 양측 다 '선'을 지키기만 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될 터. 문제는 그 간단한 일이 좀처럼 실현되기가 어렵다는 데에 있다. 다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공항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라는 점이다. 제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 지나간다 하더라도 팬이 됐든 경호원이 됐든 일반 이용객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변우석 논란은 그간 관례처럼 넘겨왔던 문제들이 쌓여 만들어낸 결과물이자, 대중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 중 하나일 뿐이다. 공내 질서 및 과잉 경호 문제가 여느때보다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변우석이나 팬들, 경호업체의 잘잘못을 따지는 데서 그치는게 아니라 유의미한 대책을 강구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할 때다.

이와 관련해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공항은 국가안보와 공공의 안전을 위해 특별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큰 문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 사설 경호업체가 공항 내에서 하는 행동 규칙을 경찰과 협의해서 만들고 (문제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라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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