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예수' KKKKKKKKKK 하면 뭐하나, 이길 자격 없었던 롯데…'김현수 결승타' LG, 시즌 두 번째 6연승 질주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LG 트윈스가 올 시즌 두 번째 6연승을 내달렸다. 선발 디트릭 엔스부터 불펜 투수들까지 탄탄한 투구를 선보이며 롯데 자이언츠의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반면 롯데의 공격은 답답한 고구마 그 자체였다. 이길 수가 없었다.
LG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엘롯라시코 원정 라이벌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하며 6연승일 질주했다.
▲ 선발 라인업
LG : 홍창기(우익수)-오지환(유격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김현수(좌익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김범석(지명타자)-신민재(2루수),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
롯데 : 윤동희(중견수)-전준우(좌익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정훈(지명타자)-나승엽(1루수)-고승민(2루수)-손성빈(포수)-박승욱(유격수),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
KBO리그를 대표하는 수많은 라이벌 매치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엘롯라시코. 경기에 앞서 양 팀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롯데는 지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에서 루징시리즈로 마친 것을 비롯해 '필승조' 김상수가 휴식 차원에서 1군에서 말소된 까닭. LG는 파죽의 5연승을 질주할 정도로 경기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날(22일) '필승조' 김진성이 개인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팀을 향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선취점을 손에 넣은 것은 LG였다.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사직예수'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오지환이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다. 이후 오스틴 딘 또한 윌커슨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고, 문보경이 침착한 승부를 통해 볼넷을 얻어내면서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다. 여기서 LG는 김현수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쳐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물론 롯데에게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롯데는 3회말 선두타자 손성빈이 LG 선발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0B-2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49km 직구를 공략해 중견수 방면에 타구를 보냈다. 이때 LG 박해민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는데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고, 3루타로 연결됐다. 그런데 여기서 롯데 타선이 침묵했다. 반대로 엔스가 위기를 잘 넘긴 셈. 박승욱이 엔스의 138km 커터, 윤동희가 132km 체인지업에 연속 삼진을 당했고, 전준우가 3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찬스를 놓쳤다.
외국인 '투 펀치'가 출격한 가운데 경기 흐름은 투수전 그 자체였다. 롯데 선발 윌커슨은 1회 실점했지만, 2회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더니, 3회에도 홍창기-오지환을 연속 삼진 처리한 뒤 오스틴을 투수 땅볼로 묶어내며 순항했다. 그리고 4회 김현수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두 번째 위기에 봉착했지만 'KKK'로 이닝을 매듭지은 뒤 5회 수비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실점을 마크,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오스틴-문보경-김현수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엔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엔스는 1회 손호영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첫 출루를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실점 스타트를 끊더니, 2회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리고 3회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허용하면서 동점 위기를 군더더기 없이 탈출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 4회에도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흐름을 탄 엔스는 5회 선두타자 나승엽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타를 포함해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엔스는 또 한 번 위기를 넘어섰다. 엔스는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동희에게 좌중간 방면에 2루타를 맞으면서 이날 두 번째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후 전준우에게 볼넷, 빅터 레이예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 2사 만루로 번졌다. 하지만 엔스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서 정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탈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엔스가 내려간 뒤 경기의 흐름이 묘해지기 시작했다. 염경엽 감독은 SNS에 공개적으로 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김진성의 역할을 백승현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는데, 첫 경기부터 '삐끗'했다. 줄곧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롯데가 7회말 투수가 백승현으로 교체되자 선두타자 나승엽이 볼넷을 얻어내더니, 후속타자 고승민이 우중간에 안타를 터뜨리면서 1, 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에 LG는 백승현을 내리고 김유영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염갈량의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김유영은 첫 타자 대타 이정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더니, 후속타자 박승욱을 상대로 투수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고, 투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보상선수'로 이적한 김유영이 친정에 비수를 꽂는 순간.
LG는 8회 정우영을 투입하며 굳히기에 나섰는데, 선두타자 윤동희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전준우에게 희생번트를 내주며 만들어진 1사 2루. 여기서 정우영은 손호영에게 3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때 2루 주자 윤동희가 무리한 주루플레이를 펼쳤고, LG는 손쉽게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던 주자를 지워냈다. 하지만 이 상황은 쉽게 종료되지 않았다.
LG는 이어지는 2사 1루를 정우영이 아닌 '마무리' 유영찬에게 맡겼다. 그 결과 첫 타자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1, 2루 상황으로 번졌고, 정훈에게 동점타를 맞으면서 1-1로 균형이 맞춰졌다. 김유영을 투입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적중하던 용병술이 실패한 것. 롯데는 이어지는 1, 3루에서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으나, 대타로 투입된 최항이 삼진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동점을 만드는데 만족하게 됐다.
이에 LG가 다시 흐름을 손에 쥐었다. 9회초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오스틴이 안타를 뽑아낸 뒤 대주자 최승민이 2루 베이스를 훔치면서 만들어진 1사 2루에서 선취점을 뽑아냈던 김현수가 이번에도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2-1로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던 유영찬이 그대로 다시 등판에 롯데 타선을 묶어내며 올 시즌 두 번째 6연승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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