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 이진숙 조합원에게 부끄럽지도 않나

미디어오늘 2024. 7. 2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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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MBC 50일 파업에는 이진숙 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도 있었다.

당시 MBC 노동조합원들은 공정방송 장치 마련과 해직자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나섰는데, 최후의 3인 중 한 명이 이진숙 조합원이었다.

검찰이 170일 파업을 주도한 MBC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지만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에 해당해 파업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파업이 끝난 지 12년이 흘렀지만 이러한 판례에도 여전히 이진숙 후보의 사과나 반성은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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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461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1992년 파업 당시 언론노보를 나눠주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1992년 MBC 50일 파업에는 이진숙 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도 있었다. 당시 MBC 노동조합원들은 공정방송 장치 마련과 해직자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나섰는데, 최후의 3인 중 한 명이 이진숙 조합원이었다. 그는 거리에서 “그래도 '공정방송'은 꺾일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언론노보'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20세기 한국 언론사 최장기 파업에 동참했다.

20년이 흘러 2012년, MBC는 170일이라는 한국 언론사 최장기 파업을 겪었다. 노조는 2010년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2년간 MBC에서 일어난 불공정보도와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의 책임을 물어 김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김재철 체제에서 9명의 해직언론인이 나왔고 200여 명이 넘는 징계자가 속출했다. 이 무렵 언론시민단체 등에서 김재철 사장은 '전두환 이후 언론계 최대 학살자'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런 '김재철의 입'이 이진숙 후보였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2012년 6월 TV조선에 출연해 “MBC는 사장한테 찍히면 3년 고생, 노조에 찍히면 30년 고생이란 말이 있다. 노영방송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경영진이 잘못된 관행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후 그가 정수장학회와 MBC 민영화 논의까지 진행하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강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형성된 MBC만의 경쟁력을 말살하기 위한 시도였다.

이진숙 후보가 “정치파업”이라 비난하던 투쟁은 정당했다. 검찰이 170일 파업을 주도한 MBC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지만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에 해당해 파업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파업이 끝난 지 12년이 흘렀지만 이러한 판례에도 여전히 이진숙 후보의 사과나 반성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방통위원장 후보가 되어서도 노조 혐오에 가까운 주장을 반복했다. 32년 전 이진숙 조합원에게 부끄럽지도 않나. 일말의 부끄러움이 남아있다면 방통위원장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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