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널린 쓰레기, 주워서 돈으로 바꿔요
신고는 10원, 처리 땐 100원
현금 포인트로 돌려받아
인력 채용 비용 98% 절감
광주 동구는 ‘쓰레기 없는 마을’ 조성을 위한 ‘자원순환 생활실험’을 벌인 결과 불법 투기 처리 비용의 98%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23일 밝혔다.
자원순환 생활실험은 주민이 불법으로 투기된 쓰레기를 직접 신고하거나 처리하면 자원순환 포인트(현금)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고한 주민에게는 10원, 처리한 주민에게는 100원이 주어진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동구 산수2동을 중심으로 진행된 자원순환 실험에는 주민 6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마을 내 불법 투기와 쓰레기 문제를 손수 해결, 300여건의 불법 투기 쓰레기를 처리했다. 이들에게는 3만3000원가량이 지급됐다. 쓰레기 처리를 위한 별도 인력 채용 시 1인당 266만원(생활임금)이 투입된다. 이를 고려하면 주민들 스스로 쓰레기 처리 비용 98%를 절감한 셈이라고 동구청은 설명했다.
동구는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주민은 “주민이 주체가 돼 쓰레기를 처리하다 보니 마을 전체가 쾌적해졌다”고 전했다.
자원순환 생활실험 참가자들의 활동이 가족과 다른 주민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구청 자원순환 관련 게시글에는 “주민이 직접 쓰레기를 관리하고 처리하니 길거리에 흔하게 보이던 휴지 조각이나 담배꽁초도 많이 사라진 것 같다”며 “일부 주민이 아닌 모두가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등이 담겼다.
동구는 조만간 산수2동에서 진행된 이 생활실험 성과를 다른 동 주민들과 공유하고 포인트 제공에 따른 세부 규정 등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여러 의견을 모아 2025년부터는 이 정책 대상을 동구 전 지역, 전체 주민들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원순환 생활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더 나은 자원순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는 주민의 자원순환 생활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자원순환 통합플랫폼(동그라미 온)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통합플랫폼을 통해 주민들에게 청소차 도착 정보, 종량제 봉투를 인식하는 스마트 수거함 지도, 불법 투기 쓰레기 신고 등 다양한 기능과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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